[스포츠서울 유경아 기자] 주가연계신탁(ELT) 판매권을 두고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오는 12일 담판을 짓는다. 공모형 ELT 판매를 가능하게 해 달라는 은행권의 요구를 당국이 수용할 수 있을지 업계의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주요 시중은행장들은 오는 12일 간담회를 열고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 최종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이날 오전 중 있을 간담회 논의 결과를 반영한 최종안이다.
이 개선안은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를 빚은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금융펀드(DLF) 관련 후속 대책이다. 소비자들이 은행권의 불완전 판매 등으로 인해 고위험 금융상품인지 모르고 이에 투자했다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지책이다.
이날 은 위원장과 은행장단 간담회 주요 쟁점은 ELT 등 신탁 상품 판매여부가 될 전망이다. 은행권 전반의 현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지만 은 위원장은 이날 은행권이 느끼는 DLF 후속대책 애로 사항 등을 충분히 청취한 후 개선 방안 최종안에 일부 수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당국은 주가연계 파생결합증권(ELS)을 기초자산으로 한 ELT를 은행 창구에서 판매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사모 성향의 신탁으로 판단해 고위험 금융상품에 이를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반면 은행권에서는 연간 잔액이 43조원에 달하는 ELT 시장을 쉽사리 포기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공모형 ELS를 기초자산으로 한 ELT를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했지만 당국은 이마저도 ‘판매 불가’하겠다고 내부 방침을 세웠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번 간담회에 일말의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향후 판매할 ELT를 위험성이 높지 않은 ELS와 연계하겠다는 은행권의 입장이 확고하고, 실질적으로 이에 따른 손실을 본 사례도 드물기 때문이다. 예탁결제원 집계 기준 지난 2016년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주요 5대 시중은행에서 판매된 ELF는 총 1만7793건이며, 이 중 손실이 발생한 상품은 나오지 않았다.
당국 입장에선 대규모 신탁 시장이 급격하게 축소될 경우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약할 수 있다는 비판을 마냥 모른 척 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당국에서 은행권 얘기를 들어본다고 했으니 기대감을 갖고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yook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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