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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이번 윈터미팅은 ‘분노의 질주’다.”
류현진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가 이른바 속공 전략을 들고 나왔다. 스프링캠프 기간에도 협상테이블에 앉았던 지난 2년과 다르게 신속히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마무리한다는 의지다. 뉴욕 양키스, LA 다저스, LA 에인절스, 필라델피아, 시카고 화이트삭스, 텍사스, 샌디에이고, 신시내티, 미네소타 등이 일제히 FA시장에 참전하면서 몇 년 만에 스토브리그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보라스 또한 이러한 분위기를 정확히 감지하며 적극적으로 세일즈를 펼치는 상황이다.
일찌감치 계약이 성사되며 천문학적인 금액도 나왔다. 선발투수 잭 윌러가 필라델피아와 1억1800만 달러, FA 삼수에 임한 내야수 마이크 무스타커스는 64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도 73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9일(한국시간) 양키스가 FA 최대어 게릿 콜에게 2억4500만 달러 계약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콜을 두고 양키스, 에인절스, 다저스 3파전이 형성된 가운데 양키스가 기선제압에 나섰다. 2억4500만 달러는 역대 투수 최고액이다. 그러면서 1월까지 예상됐던 콜의 계약시점도 윈터미팅 기간으로 앞당겨진 모양새다. 양키스의 오퍼가 FA 계약에 불을 당기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콜의 에이전트 보라스에게도 양키스의 이번 오퍼는 의미가 있다. 콜 계약을 기점으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류현진의 계약도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급 선발투수 셋을 고객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시장을 움직일 수 있다. 실제로 에인절스와 다저스는 콜과 계약이 무산될 경우 스트라스버그와 류현진 영입을 플랜B로 보고 있다. 텍사스, 샌디에이고, 미네소타 또한 류현진을 선발진 업그레이드 적임자로 응시 중이다. 가장 비싼 고객부터 단계적으로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 야구계 저명기자 켄 로젠탈은 9일 윈터미팅 관련 기사에 보라스가 콜은 양키스, 류현진은 에인절스로 향하는 시나리오를 구상했다고 내다봤다. 콜과 양키스의 계약이 성사되면 그 다음은 류현진 차례라는 뜻이다. 류현진 입장에서도 에인절스는 익숙한 장소에서 마이크 트라웃, 오타니 쇼헤이와 같은 슈퍼스타들과 새 출발에 임할 수 있는 적절한 팀이다. 다저스 시절과 달리 확실한 1선발 투수로서 입지도 다질 수 있다.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은 보라스는 “이번 윈터미팅을 영화 제목에 비유한다면 ‘분노의 질주’다. 지난해 윈터미팅은 ‘슬로우 번(Slow Burn:서서히 타오르다)’이었다”고 밝히며 자신의 고객들이 빠르게 팀을 찾아갈 것을 강조했다. 류현진의 행선지 또한 12월 내에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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