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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실험 만큼이나 ‘건강’하게 경기를 치러야 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올해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성적과 실험’의 두 토끼 얻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대회 3연패는 차치하더라도 실험은 이뤄야 할 과제다. 내년 3월 재개되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2경기 연속 득점 없이 비긴 탓에 공격의 다변화가 필요하다. 이번 대회는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핵심 자원 없이 치르는 경기다. 벤투 감독은 ‘플랜 B’ 찾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이번 대회 첫 경기 홍콩전에서 이미 최전방 공격 자원 김승대를 잃었다. 김승대는 홍콩 골키퍼 야프 훙 파이와 충돌하면서 우측 늑골 미세골절 및 폐 타박상으로 6주 진단을 받았다. 공격 자원 하나를 잃었으나 대회 규정상 부상자를 대체할 수도 없다. 김승대를 제외한 22명으로 잔여 경기를 운영해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15일 오후 7시30분 중국과 2차전을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치른다. 선수들의 추가 부상 우려가 있어 벤투호는 우려를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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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전통적으로 한국에 콤플렉스를 지니고 있다. 한국에 오랜 기간 승리를 거둔 적 없었기에 ‘공한증’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한국은 뛰어 넘어야 할 큰 산인 셈이다. 오는 15일 열리는 동아시안컵 2차전에서 어떻게든 승리를 거두려 할 것이다. 물론 라이벌을 상대로 승리를 쟁취하는 건 스포츠에서 당연한 이치다. 다만 걱정거리가 있다. 앞서 일본과의 1차전에서 중국의 ‘살인 태클’이 난무했다. 대개 상대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태클이 공을 향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일본 선수들의 발목을 향해 깊숙히 들어갔다. 게다가 중국의 측면 수비수 장 지펑은 전반 30분께 일본의 하시오카 다이키의 뒷머리를 향해 축구화 스터드로 찍는 발차기를 했다. 경기 후 그는 “의도적인 파울이 아니었다. 우리는 폭력적인 축구를 지양한다”며 부인했지만 누가봐도 의도성을 가진 행동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벤투 감독은 실험이나 승리 이전에 부상 방지에 신경 써야 할 형편이다. 원톱 김승대가 타의에 의해 쓸 수 없는 상황이 됐기에 제대로 된 실험이 이뤄질리도 만무하다. 현실적으로 이정협의 타깃 플레이를 통한 공격 전술을 실험하는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중국이 거칠게 나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벤투 감독이 중요시 여기는 점유율 축구도 더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점유율을 높인다는 것은 공을 오래 잡고 있겠다는 말이다. 그런 상황에서 중국의 거친 수비를 온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벤투호가 중국의 ‘소림 축구’를 잘 피하고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지 기대된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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