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모있는 여의도 잡담 ⑦

[스포츠서울 유경아 기자] 연말이 되면 은행 직원들에 ‘계륵’처럼 다가오는 게 있다. 바로 ‘은행 달력’! 올해도 마찬가지다.

은행원들은 임직원 핵심성과지표(KPI) 평가를 마무리한 만큼 즐거워야 하지만 달력을 ‘추궁하는’ 고객들이 몰려 들어 곤혹스럽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연말이 되면 고객들에게 사은품으로 이듬해 달력을 증정한다. 올해도 지난달부터 은행들이 2020년도 달력을 배부하기 시작했다.

벽에 걸어두는 달력이나 책상 위에 놓고 쓰는 탁상용 달력 등의 형태로 구성해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달력을 받기 위해 연말에만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는 ‘얌체 고객님’도 계신다”고 귀띔했다.

문제는 한정된 수량이다. 줄 수 있는 달력 숫자는 제한돼 있는데 원하는 이들이 너무 많다. 그렇다고 1인당 1개씩만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 시중은행 영업점에서 근무 중인 A씨는 “친구도 줘야 해서 달력 1개 더 달라고 하는 손님도 있고, 집에 걸어놓을 데가 많으니 여러 개 달라고 요구하는 손님도 있다”면서 “모두 드릴 수 있으면 좋겠지만 수량이 한정돼 있어 다 드리지 못해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 부탁을 해 오는 지인들에게도 달력을 주지 못하고 있는데, 무척 서운해 하더라”면서 “영업점으로 ‘왜 달력 나눠주는 것을 고객들에게 공지하지 않느냐’는 고객의 전화가 시도 때도 없이 온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인기 배경으론 ‘은행 달력을 걸어두면 돈이 들어온다’는 속설이 한몫하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 달력을 걸어두면 좋다는 얘기를 굳게 믿고 은행을 일부러 찾는 고객들이 많다”며 “고객 한 명당 1개만 줘야 한다는 강제 규정도 없어 행원들의 연말 달력 고충은 그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yook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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