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혜리 기자] 16일 시장에선 미중 무역협상 1차 합의에 대한 시장 반응 방향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시장은 ‘방향 혼재 속 기대보다는 실망’ 쪽으로 기울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됐던 한국 입장에선 이번 합의로 한숨 돌리게 됐다. 하지만 정작 시장에선 “미국과 중국의 속내는 다른 곳에 가 있을 것”이란 해석이 힘을 얻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10포인트(-0.10%) 하락한 2168.15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2.20포인트(0.10%) 떨어진 2168.05로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는 장중 등락을 거듭하며 혼조세를 보였다.

미중간 무역합의에 대해 엇갈린 평가가 나오며 시장 방향을 혼란에 빠뜨렸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7월 발발한 미국과 무역 전쟁을 해결할 1단계 협상에 합의했다고 지난 13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부과되는 관세를 연기하는 내용의 1단계 무역 협상에 동의한 것이다.

◇ “1차 합의일 뿐…갈길 멀다”

시장에서는 추후 협상과정에서 이견이 노출될 가능성이 다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관세 축소 규모가 작았고 합의문도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날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코트라 세계로 포럼’에서 “미중 통상분쟁 구조와 근간을 고려했을 때 최근 타결된 양국 합의가 계속 지속하기는 어렵다”며 “특히 미국 대선 과정에서 통상 마찰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1단계 무역 합의 이후 단기적으로는 체감 지표가 개선되고 경기선행지수가 반등하겠지만, 2단계 무역 협상 과정에서 다시 잡음이 불거지면서 무역 협상은 계속해서 불확실성 변수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향후 중국이 합의 이행 과정에서 주저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미국은 즉각적인 관세 부과를 단행할 여지가 매우 높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 하루종일 요동친 반도체주

무역 합의 소식이 전해지자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오전 개장 이후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이번 합의를 통해 관세 부과가 취소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가격도 중국발 수요 증가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현지에서 각각 낸드플래시와 D램을 제조하고 있고, 미국은 이 제품들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해 왔다.

하지만 장 후반으로 갈수록 합의 타결에 대해 ‘미흡’이란 평가가 힘을 얻는 가운데 삼성전자 주가는 하루종일 보합권을 오르내렸다. 이날 5만4900까지 올랐던 삼성전자는 전일과 동일한 5만4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도 8만9400원까지 올랐지만 8만8600원에 마감했다.

kooill9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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