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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하가 에미 토미마츠(왼쪽)의 안면을 공격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글·사진 이주상기자] ‘케이지의 악녀’ 홍윤하가 4연승으로 ROAD FC 여성부 최다 연승 2위 올랐다. “정말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인터뷰에서 홍윤하(30·본 주짓수 송탄)가 꼭 하는 말이자 잘하고 싶은 선수가 되고 싶은 열망이 드러나는 말이다. 이 말을 이루기 위해 홍윤하는 ‘케이지의 악녀’라는 별명에 걸맞은 악바리 근성을 보여주며 훈련, ROAD FC에서 결실을 이루고 있다.

홍윤하는 14일 서울시 홍은동 그랜드 힐튼 서울에서 개최된 굽네몰 ROAD FC 057 XX에 출전, 일본의 에미 토미마츠를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꺾었다.

지난 10월 홍윤하는 일본 대회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3연승으로 상승세였던 것이 오히려 독이 된 것인지, 세컨드의 지시를 듣지 않고 평소 주특기인 그라운드 기술을 무리하게 시도했다. 결국 홍윤하는 하며 무릎 꿇게 됐다. 목표로 했던 4연승이 물거품이 됐고, 현장에 있던 손진호 관장의 말을 듣지 않았던 것을 자책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홍윤하는 곧바로 다음 경기 준비에 들어갔다. 암바로 인해 다친 팔 치료에 집중하며 몸에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다 했다. “경기 결과는 이미 끝난 거라 후회해도 소용없다. 이번 시합 끝나고 나의 마음가짐을 처음으로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많이 배우고 온 것 같다”며 긍정적인 마인드로 경기를 준비했다.

마음가짐이 경기 결과도 긍정적으로 만들었다. 일본 단체 챔피언 출신의 베테랑을 상대로 노련하게 경기 운영을 하며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본인의 주특기보다는 타격으로 상대를 공략, 유효타에서 압도적인 차이를 만들었다.

홍윤하는 “‘외국 선수를 이겨야된다’는 트라우마와 징크스를 이겨낸 경기가 너무 행복하다. 매일 눈 떠 있는 시간에 시합 생각만 했다. 관장님께서 밴디지를 해주실 때 그날은 타격 위주로 할 수 있게 감아주시면서 ‘느낌 알지? 타격으로 가보자’라고 말씀해주셨다.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타격 못한다고, 타격으로 가면 질 거라는 얘기를 많이 들으신 거 같다. 관장님은 ‘내 제자도 잘하는데 왜 안 된다고만 하냐’며 속상한 게 있으셨던 거 같은데 관장님의 의견을 증명한 경기라서 좋다”며 웃었다.

경기에서 홍윤하는 잽에서 재미를 보며 에미 토미마츠를 요리했다.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홍윤하는 “진짜 미트 쳐왔던 그대로 관장님과 연습한 그대로 잘 싸웠던 것 같다. 일본에서 상대 선수를 봤을 때는 좀 크다고 생각했었는데, 계체량 할 때 옆에 서 보니까 내가 더 크더라. 조금 마음을 내려놓고 경기를 하려고 케이지에 올라갔고, 주먹을 몇 번 주고 받으니까 1라운드에 이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략 자체가 앞손을 많이 쓰는 거였다. 연습할 때는 어깨가 아팠는데, 경기에서는 괜찮았다”며 경기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승리로 홍윤하는 ROAD FC 4연승을 기록했다. ROAD FC 아톰급 챔피언 함서희가 가지고 있는 5연승에 단 1승만 부족한 기록이다. 또한 함께 출전한 후배 신유진도 승리하며 홍윤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홍윤하는 “데뷔전인데도 (신)유진이가 잘했다. 그래도 센트럴리그에서의 저돌적인 모습은 덜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영상을 다시 보니 잘 싸웠더라. 나도 선수로서 출전해서 챙겨줄 시간이 부족했다. 많이 미안하고 속상해서 장문의 문자와 함께 기프티콘을 보내줬다. 미안하고 승리 축하한다고 했다”며 신유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2019년, 홍윤하는 목표를 100% 달성하진 못했어도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다. 2019년 마지막 시합도 승리로 마무리, 이제 행복한 연말을 즐기는 것이 남았다.

연말에 대해 묻자 홍윤하는 “다시 운동하는 일상으로 돌아온 것이라서 똑같이 눈뜨고 체육관 가서 운동할 거다”라며 “내년에도 똑같이 열심히 하고 진짜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센스가 좋으면 빨리 빨리 성장할 텐데... 아쉽긴 하지만 최대 무기인 노력과 성실함으로 모든 걸 이겨내겠다”며 당찬 포부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홍윤하는 2019년 많은 도움을 준 분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ROAD FC에서 올해 시합을 많이 잡아준 선수 중 하나다. 나는 운이 좋은 선수다.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고, 늘 좋은 결과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 손진호 관장님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효도하겠다. 시합 뛰면서 올해 엄청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다. 킹콩부대찌개 대표님과 세무그룹 세경 대표님, 신용문 아나운서님께 감사드리고, 은혜를 잊지 않고 초심을 잃지 않는 선수가 되겠다. 세컨으로 들어오는 동생들이 있다. 누나 때문에 고생이 많아서 너무 고맙고 든든하게 함께해줘서 좋다. 부모님도 이제는 시합을 조금씩 보신다고 한다. 자랑스러운 딸이 된 거 같아서 조금 마음의 위안을 삼고 있다. 체육관 팀원들도 너무 감사하다.”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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