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아티스트

[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최근 배우 김수현, 송중기가 오랫동안 몸 담았던 기획사를 떠나고 신생기획사를 선택, 새 출발을 알려 화제다. 하지만 배우들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K팝을 주도하고 있는 톱가수들 역시 이 같은 행보를 걷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대형기획사 소속이던 가수들이 1인 혹은 군소 기획사로 옮기는 현상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카카오M 소속이던 아이유는 신생기획사 이담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2008년 데뷔 때부터 함께해 온 12년 지기 매니저 배종한 대표를 따라 나선 것. 카카오M은 지분을 투자하는 형태다. ‘프로듀스101 시즌2’에서 1위를 차지하며 센터였던 강다니엘 역시 워너원 이후 커넥트엔터테인먼트로 거처를 옮겼다. 이 과정에서 전 기획사와 전속계약문제가 불거졌고 법적공방까지 펼쳐 활동 여부 자체가 불투명했다. 하지만 결국 서로 갈등을 봉합해 음악방송은 물론 예능까지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이외에도 지난해에만 해도 지코, 홍진영, 백예린, CL, 에일리 등이 1인 기획사를 설립해 인생 2막을 열었고 앞서 헨리, 효린, 남태현, 성시경 등도 1인 기획사를 일찌감치 설립해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발휘하고 있다. 최근 이하이가 YG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이 끝남과 동시에 아름다운 이별을 택하며, 거취가 주목되는 가운데 그 역시 1인 기획사로 가닥을 잡을지도 주목된다.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1인 메리트’를 꼽을 수 있다. 이미 입지를 다지고 필드에서 인정받은 가수들은 더 이상 대형소속사의 컨트롤이나 케어보다는 1인으로 집중할 수 있는 기획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영역이 넓어질수록 단순히 소속 가수를 넘어 앨범 프로듀싱 전반에 걸쳐 아티스트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선택과 권한 역시 비례해 매력적인 제안인 것.

또 그동안 1인 기획사를 세우는 가수들은 보면 대부분 작사, 작곡 등도 가능한 아티스트들이 많기에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1인 기획사로까지 이어진다는 평이다. 가수들의 경우 컴백 시기가 중요한 화두인데, 대형기획사의 경우 소속 가수들끼리 시기를 맞춰야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그런 점에서도 자유롭다. 한 관계자는 “음악 장르나 스타일도 마찬가지 논리다. 대형 소속사의 경우 원하는 톤들이 있지만 1인 기획사에서는 가수들이 좀 더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다. 물론 그만큼 리스크가 따르기도 하지만 가수들의 입장에서는 해봄직한 도전이다. 이런 점에선 오히려 배우보다도 가수들의 1인 기획사가 더욱 탄력을 받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CL은 매니저나 또 다른 직원 없이 홀로 미국 활동을 소화하고 있다. 독립레이블을 설립한 백예린도 홀로서기 후 첫 작업물인 신곡 ‘Square(스퀘어)’가 음원차트 1위를 하며 값진 성과를 얻었다.

하지만 장점만 있는건 아니다. 1인 기획사의 경우 대부분 오래 함께 일한 매니지먼트와 이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럼에도 체계가 잡히기까진 시간이 걸리다보니 그에 따른 한계도 뒤따른다. 크러쉬 역시 아메바컬처를 떠난 후 한달여간 1인 기획사로 활동 했지만 싸이가 있는 피네이션으로 이동했다. 더 나은 환경에서 음악에만 집중하기 위해서다. 피네이션 역시 싸이를 주축으로 현아, 이던 등이 소속돼 있는데 크러쉬 역시 주요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해 5년 6개월만에 정규앨범을 발매하는 등 더욱 성장한 결과를 낳을 수 있었다. 90년대, 2000년대 초반 이후 오랜만에 활동을 복귀한 ‘탑골GD’ 양준일 역시 1인 기획사로 활동하려다 최근에는 한계를 체감하고 브랜뉴뮤직 등과 미팅을 하며 계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원래 있던 기획사에서 새 곳으로 옮길시, 전속계약분쟁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면서 좋은 시선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강다니엘, 홍진영 등이 그런 케이스다. 한 관계자는 “추세에 휩쓸려 쉽사리 1인 기획사 등에 도전했다가 오히려 낭패를 보는 경우도 많다. 또 이 같은 점이 악용되지 않도록 앞서 1인 기획사를 세우거나 세울 계획이 있는 가수들이 좋은 선례를 남기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커텍트엔터테인먼트, 카카오M, KOZ 엔터테인먼트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