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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믿을만 한 정보입니까?”
KIA 조계현 단장은 프리에이전트(FA) 김선빈이 팀을 떠나기로 결심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사색이 됐다. 안치홍을 롯데에 빼앗긴 직후라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구단과 김선빈측의 소통에 잡음이 이어지던 상황까지 겹쳐 말그대로 사면초가였다. 상황은 이랬다.
지난 6일 안치홍이 롯데와 FA계약을 체결하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 때까지도 구체적인 협상 조건을 주고 받지 않은 상황이라 양측 모두 폭발 일보직전이었다. 김선빈 에이전트인 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김동욱 대표이사는 “협상 분위기가 부드러워지지도,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주고 받지도 않았는데 만나기로 했다는 등의 기사가 나와 당혹스럽다. 돈이 아니라 사람을 봐야하는데 선수를 금전적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구단은 구단대로 에이전트가 언론플레이로 선수 계약을 난항에 빠뜨리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지며 협상 결렬 얘기가 나왔다.
8일에는 ‘김선빈이 4년 30억 수준이면 다른 팀과 계약할 것’이라는 루머가 에이전트 사이에서 급속도로 퍼졌다. 4년 35억원 수준의 계약을 준비하고 있던 KIA도 이 소식을 접했다. 조 단장은 여러 경로를 통해 김선빈의 마음이 돌아선 이유를 파악했고, 다른 구단의 구체적인 움직임까지 포착했다. 화법이 달라 오해가 쌓인 측면도 있었다. 직접 협상테이블에 앉아야 한다는 결심을 굳힌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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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도 김선빈까지 팀을 떠나면 팀 재건은 커녕 기초부터 다시 쌓아야 한다는 위기감을 피부로 느끼기 시작했다. 사면초가에 몰린 조 단장 입장에서는 협상 테이블을 차리기 전 김선빈의 마음을 돌리는게 급선무였다. 구단의 연락을 받지 않던 김 대표도 조 단장이 직접 만남을 요청하자 광주로 향했다. 둘의 첫 만남이었다.
4시간 가까이 속깊은 대화를 나눈 양측은 잔류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관건은 계약 규모였다. 조 단장과 김 대표가 만나기 전까지 KIA는 35억원선을 마지노선으로, 김선빈측은 40억원을 출발선으로 생각해 입장 차가 컸다. 조 단장의 진심이 김 대표의 마음을 움직였고, 고향팀에 남고 싶은 마음이 강한 김선빈까지 고개를 끄덕였다. 조 단장은 “거두절미하고 (김)선빈이가 정말 필요한 선수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구단이 손을 든 순간이었다.
지난 13일 오후 다시 마주한 양측은 총액 40억원 규모에 합의했다. 보장액 34억원과 36억원 사이에 이견이 있어 14일 오전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결정했지만 대세에 지장은 없었다. 구단은 마지노선인 35억원선을 보장액 기준으로 지켰고, 김선빈측도 출발선인 40억원을 이뤄냈다. 옵션은 김선빈의 평균 기록을 근거로 산정해 까다로운 조건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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