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작전지시하는 임근배 감독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이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2019. 10. 21 용인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인천=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삼성생명 임근배(53) 감독의 입에서 여러 수치가 줄줄 나왔다. 15일 인천에서 열린 신한은행과의 경기에 앞서 만난 자리에서 임 감독은 중고교 농구팀, 동아리 농구인, 방과후 농구교실이 가능한 초등학교의 수치를 쏟아냈다. 국내 뿐 아니라 일본 학생농구팀 수와 선수들까지 언급했다. 오랜 기간 농구의 저변확대에 관심을 가지고 조사한 이력이 다양한 수치에서 드러났다. 이야기의 시작은 국내여자프로농구(WKBL)의 약한 지지기반에서 출발했다. WKBL의 뿌리는 중고교여자팀인데, 10년전에 비해 현재 반토막 상황이라고 탄식했다. 심각한 상황이라고 파악했다.

임 감독은 “10년 전에 농구위기를 논했다. 당시 굴러가는 유지 정도에서 끝났다. 10년이 지난 지금 10명이던 선수가 5명으로 줄어든 팀도 있다. 단순계산하면 앞으로 10년 후엔 사라질 수 있다. 그러진 않겠지만 그렇게 될 수 있다. 정신차리고 준비해야한다”라고 했다. 국내를 너머 학창시절 운동이나 악기를 하나씩 다루는 일본 이야기로 넘어갔다. 임 감독은 “일본은 64년 도쿄올림픽 이후 운동의 중요성을 확실히 알게됐고 정책적으로 운동을 장려했다. 우리는 한 두 명의 천재 선수나 태권도 레슬링처럼 전략종목에서 메달을 딴다. 지금 일본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메달을 딴다”라며 국내에서도 체육정책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임 감독은 청소년 비행 건수와 운동을 통한 사회적 비용의 감소, 그리고 과학적으로 증명된 운동을 통한 뇌활동의 활성화도 거론했다.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의 ‘통합’이라는 방향성도 제안했다. 임 감독은 “농구뿐 아니라 타종목도 구분되어 있는데 이젠 달라져야 한다. 대회를 한다면 엘리트, 클럽, 동아리팀이 모두 참가해야 한다. 대회 자체가 관심 받을 수 있고 저변이 확대된다. 엘리트 팀의 우승확률이 높지만 실력이 좋은 동아리 팀도 동기 부여가 된다”라며 “전국적으로 20만 명이 동아리 농구를 한다. 농구장에 오지 않을 뿐이다. 콘텐츠로 농구는 여전히 가치있다. 농구관계자, 협회, 연맹, 언론 모두 아이디어를 내고 실천해야 한다. 문체부와 교육부와의 협의도 필수”라고 했다.

고민이 있는 곳에 해법도 있다. 단순히 프로농구 인기 회복이 아닌, 누구나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는 국민체육에 대해 진지하게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 그것이 임 감독이 하고 싶은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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