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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여자배구대표팀 주장 김연경(32·엑자시바시)이 대한배구협회로부터 일종의 위로금을 받는다.
배구계 사정에 밝은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배구협회는 부상으로 인해 엑자시바시에서 연봉을 삭감한 김연경에게 특별 위로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협회에서 일반적으로 대표팀 선수에게 지불하는 치료, 재활 비용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 관계자는 30일 본지에 “배구협회 쪽에서 김연경에게 금전적으로 보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위로금이라고 할 수도 있고, 격려금이라고 할 수도 있다. 선수 사기 진작을 위해 논의 끝에 결정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김연경은 이달 태국에서 막 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아시아대륙예선 카자흐스탄과의 경기 도중 복근이 찢어지는 큰 부상을 당했다. 김연경은 난적 태국과의 결승전에서 고통을 참고 진통제를 먹어가며 출전을 강행한 끝에 22득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고, 한국의 대회 우승 및 올림픽 본선 진출을 견인했다. 대회를 마친 후 13일 귀국한 김연경은 국내에서 정밀검진을 받았는데 최소 6주에서 최대 8주까지 휴식 및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2월까지는 출전이 불가능하고 빨라도 3월 초가 지나야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몸 상태다.
김연경은 18일 터키로 넘어가 소속팀 엑자시바시와 재활 일정에 대해 논의했다. “국내에서 재활하고 싶다”라는 바람을 구단에 전달했고, 엑자시바시도 김연경의 원활한 재활을 위해 선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김연경은 자신의 연봉을 삭감하는 통 큰 선택을 했다. 팀에 중요한 시기에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에 김연경도 마음이 무거웠고, 미안함을 표하기 위해 연봉 삭감을 결정했다. 자세한 금액은 구단과 김연경 측에서 비밀에 부치기로 해 공개되지 않았지만 1~2억원 수준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구협회는 한국 배구의 아이콘인 김연경이 대표팀에서 당한 부상으로 인해 금전적인 손해를 보게 됐다는 소식에 협회 차원에서 위로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배구협회 관계자는 “아무래도 이런 케이스는 흔치 않다. 대표 선수가 부상 때문에 연봉이 깎이는 경우는 거의 본 적이 없다”라면서 “김연경이 적지 않은 금액을 손해본 것으로 안다. 손해를 모두 충족시키는 수준은 아니지만 선수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담아 치료, 재활 비용 이상의 위로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이미 금액은 확정이 됐다”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특히 오한남 배구협회 회장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배구협회는 예선 종료 후 엑자시바시에 김연경의 부상 소식을 알리고 유감의 뜻을 전하는 공식 레터까지 보내는 등 김연경 부상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오 회장과 김연경은 3일 직접 만나 식사를 하며 환담을 나눌 예정이다. 김연경 입장에서도 고마운 일이다. 한 관계자는 “김연경도 배구협회의 배려와 이례적인 결정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금액을 떠나 선수를 위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만큼 재활에 들어간 김연경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밝혔다.
김연경은 28일 입국해 재활에 들어갔다. 이달 20일까지 국내에 체류하며 후반기 출전을 목표로 회복에 매진한다는 구상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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