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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프듀X’ 조작논란의 여파가 해를 거듭하고도 계속되고 있다.
엠넷 ‘프로듀스’ 시리즈는 채널을 대표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자, 데뷔조로 배출된 아이오아이, 워너원, 아이즈원은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종영한 ‘프로듀스X101(이하 프듀X)’가 조작 논란에 휩싸이면서 과거의 영광까지 먹칠됐다.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부에서 ‘프듀X’ 조작 혐의 관련 첫 공판이 진행됐다. 이날 구속 수감 중인 김용범CP와 안준영PD는 수의를 입고 재판장에 등장했다.
안PD는 순위 조작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일부 시즌에서는 연습생의 하차 의사를 듣고 후순위를 올린 것이다. 개인적인 사욕을 위해 부정 청탁을 받은게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또 연예기획사로부터 받은 접대에 대해서는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신 건 인정하고 뉘우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청탁은 아니었다”며 대가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 측은 개인적인 이득을 취한 행위로 보고 있다. 이들에 대한 다음 공판은 3월 중 열릴 예정이다.
조작을 인정했고, 연습생들의 꿈과 팬들의 진정성 어린 응원을 앗아간만큼 그에 따른 죗값을 받아야 할 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사실상 데뷔만 하면 ‘꽃길’이 예정된 수순이었던 엑스원도 조작 여파를 넘지 못하고 지난 1월 6일 데뷔 반년여만에 해체됐다. 멤버들, 팬들에게 충격적인 소식이었지만 활동을 강행할 수는 없기에 최선이었다는 평이다. 갑작스레 팀을 잃은 멤버들에 대해서는 꿈을 펼칠 기회가 주어져아 한다는 여론이 대다수였다. 지난달 22일에는 엑스원 팬들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CJ ENM 앞에서 “멤버들은 피해자다. 새로운 그룹을 결성해야 한다”며 시위에 열었다. 이 자리에는 천여명의 팬들이 몰렸다.
엑스원이 해체한지도 어느덧 한달여가 지났다. 엑스원 멤버들은 따로 또 같이의 전략으로 다시금 활동의 기재를 켜고 있다. 같은 소속사인 이한결과 남도현은 가장 먼저 활동을 시작했다. 일본 삿포로 눈 축제에 참석하고 지난 2일에는 한국에서 첫 단독 팬미팅도 진행했다. 티켓팅은 바로 매진될 정도로 호응이 뜨거웠고, 김요한, 손동표, 이은상, 조승연이 현장을 찾아 응원했다. 멤버들의 말처럼 여전히 우정이 이어지고 있는 것. 김요한은 스타 등용문으로 불리는 KBS 드라마 ‘학교’의 새 시즌 남자주인공으로 캐스팅됐고, 한승우도 지난 8일 팬미팅을 진행해 팬들과 소통했고 이후 원 소속팀인 빅톤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김우석은 신종 코로나 여파로 팬미팅을 연기했다. 이외에도 엑스원 멤버들은 다시금 연습생으로 돌아가 데뷔를 위해 준비하거나 V라이브, 개인 SNS 채널 등을 통해 못다한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프듀X’ 조작 논란이 더욱 문제시 됐던건, 비단 엑스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안PD가 사실상 시즌 1~4까지 모두 조작했음을 시인했기 때문이다. 아이오아이, 워너원은 활동기간이 끝났지만 아이즈원으로서는 직격탄이었다. 이미 프로그램 논란으로 지난해 예정됐던 정규1집 앨범을 연기했던 아이즈원이었고, 향후 활동 계획 또한 불투명했다. 지난해 12월 30일 허민회 CJ ENM 대표는 “아이즈원의 활동 재개를 지원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결국 장고 끝에 활동을 재개하기로 결정, 오는 17일 정규1집 발매를 앞두고 있다. 이들의 새 앨범은 한일 예약판매 1위를 하는 등 그만큼 컴백을 기다린 팬들이 많았음을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즈원의 컴백에는 여러 시선이 존재하고 있다.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그에 대한 꼬리표를 스스로 뛰어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프듀X’ 조작 논란 그 후, 반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그럼에도 그로 인한 여러가지 여파들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확실히 이번 사태 이후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은 현격히 위축됐다. 다시 나올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며 “이외에도 다양한 오디션이나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이 존재하지만 더욱 민감해하는 분위기다. ‘프듀X’로 많은 이들이 상처를 받았으나 곪아있던게 터진게 아닌가 싶다. 근절해야 할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스윙엔터테인먼트, 오프더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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