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
더블지FC 이지훈 대표.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글·사진 이주상기자] “승수 쌓기는 없다. 수준 높은 외국선수들을 영입해 한국 격투기의 수준을 끌어올리겠다.” 단호함이 묻어났다.

오는 3월 7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KBS 아레나에서 더블지FC 04 대회가 열린다. 지난해 10월 열린 03 대회에 이어 5개월 만의 넘버링 대회다. 더블지FC를 이끌고 있는 이지훈 대표는 “04 대회에서 더블 챔피언 타이틀전이 열린다. 김한슬(30)과 가와나카 다카히로(29)의 웰터급 타이틀전과 아지즈백 오소르백(24)과 데닐손 마토스(30)의 페더급 타이틀전이다. 더블지FC의 첫 챔피언 타이틀전이다. 최고의 경기가 나올 수 있도록 만전의 준비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탓에 각종 행사가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마당에 04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대회를 연기할 생각도 했지만 선수들의 열망 때문에 진행하기로 했다. 손세정제, 마스크, 열감지기 비치 등 예방과 방역을 위해 전문가들과 상의하고 있다. 선수는 물론 팬들이 안전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회에 참가하는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선수들의 의지가 대단하다. 오래전부터 확정된 경기들이기 때문에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했다. 선수들의 열정 때문에라도 대회를 연기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타이틀전에 나서는 김한슬은 지난 더블지FC 03에서 일본단체 워독의 웰터급 챔피언인 마에다 마코토를 상대로 1R 3분 55초 만에 펀치에 의한 TKO로 승리하며 2년만의 국내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마코토에 승리하며 6연승을 기록한 김한슬은 초대 챔피언 타이틀 도전권도 획득했다. 김한슬에 맞서는 가와나카 다카히로는 일본 명문 격투기 단체인 ‘딥’(Deep)에서 활동 중이다. 가와나카는 15승 7패의 전적을 가진 베테랑으로 STOPPAGE(KO/TKO) 승리가 3번, 서브미션 승리가 5번일 정도로 타격과 그라운드에 모두 능하다.

같은 03대회에서 ‘코리언좀비’ 정찬성의 제자 홍준영을 격침시키며 팬들을 사로잡은 키르키즈스탄의 강자 아지즈백 오소르백도 초대 페더급 타이틀 매치에 나선다. 6연승을 기록중인 아지즈백은 이번 타이틀매치를 준비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태국에서 전지훈련 중이다. 상대는 브라질의 데닐손 마토스로 13승 3패의 베테랑이다. 13승 중 여덟 번을 서브미션으로 승리할 정도로 그라운드기술과 그래플링에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한편 이번 04대회의 더블타이틀전에는 세 명의 외국선수가 타이틀에 도전해 눈길을 끈다. 이 대표는 “타이틀전에 맞게 실력과 성적위주로 대진을 꾸렸다.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라고 한국 선수들에게 프리미엄을 줄 생각은 전혀 없다. 관중이 적게 오더라도 수준을 높이고 싶었다. 한국도 격투기 강국이기 때문에 팬들도 혜량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말처럼 메인카드 6경기에 7명의 외국선수들이 출전한다. 타 단체에 비해 월등히 높은 외국선수 비율이다. 이번 대회는 하위리그 경기 없이 곧바로 메인 카드 6경기만 치르는 것도 특징이다. 이 대표는 “하위리그는 선수 선발이라는 명목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승수 쌓기’라는 고질적인 문제도 안고 있었다. 특정 선수에게 일부러 약한 선수를 붙여 승률을 높이는 것은 격투기 발전에 저해된다. 더블지FC를 통해 나쁜 관행을 하나씩 개선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수준 높은 외국인 선수 영입을 통해 격투기 발전을 도모하는 데는 로드FC 센트럴리그의 영향도 크다. 이 대표는 “로드FC의 파이터 등용문인 센트럴리그는 이상적인 시스템을 갖춘 대회다. 대회를 치를수록 좋은 선수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며 “센트럴리그가 국내에서 독보적인 선수 발굴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따로 내가 나설 필요가 없다. 나는 뛰어난 실력을 가진 외국선수들을 영입해 국내 격투기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단체 간의 교류도 환영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더블지FC의 간판선수인 양동이가 현재 원챔피언십에 임대되어 있는 상태다. 좋은 경기를 위해서하면 임대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해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3월 대회를 필두로 더블지FC는 상반기에만 세 차례 대회를 연다. 5월, 7월에 대회를 개최할 생각이다. 하반기까지 합치면 올해 5번이나 6번 대회를 열 계획이다. 이 대표는 “선수들에게 대회출전만큼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없다.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대회를 여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좋은 선수, 좋은 경기로 팬들에게 보답하면 적자는 흑자로 전환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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