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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롭 만프레드 총재 | 토론토 스포츠 네트워크(TSN).com 캡처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전자기기 사용 사인훔치기 사건의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사건을 저지른 휴스턴 선수들의 후안무치한 모습에 29개 구단 선수들이 분노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메이저리그(ML) 롭 만프레드 총재까지 화를 키웠다.

만프레드 총재는 지난 17일(한국시간) ESPN을 비롯한 현지언론과 기자회견에서 휴스턴 구단을 변호하는 입장을 비췄다. 만프레드 총재는 휴스턴 선수들이 징계 대상에서 제외된 것을 두고 “사람들이 왜 휴스턴 선수들은 징계를 받지 않는지 궁금해 한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휴스턴 선수들은 이미 대중에 노출되어 있다. 사람들은 휴스턴 선수들을 지켜볼 것이고 휴스턴 선수들에 대해 얘기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휴스턴 선수들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으며 이를 사람들이 알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ML 사무국은 지난달 홈구장 미닛메이드파크 펜스 가운데에 카메라를 설치해 상대 배터리 사인을 훔친 휴스턴 구단에 벌금 500만 달러, 앞으로 2년 1·2라운드 신인지명권 박탈 징계를 내렸다. 덧붙여 제프 르나우 단장과 AJ 힌치 감독을 자격정지 시켰다. 그런데 사건에 동참한 선수들은 징계 대상에서 벗어났고 만프레드 총재는 이를 두고 이해할 수 없는 말만 늘어놓고 있는 상황이다. 만프레드 총재는 휴스턴의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의견과 관련해 “사무국 고위직 사람들과 이 부분에 대한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지금까지 야구에서 전례가 없던 일이다. 역사책에 2017년 휴스턴 우승에 별표를 넣거나 휴스턴이 차지한 금속 쪼가리(piece of metal)를 회수하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선수들은 즉각 우승 트로피를 금속 쪼가리로 비하한 만프레드 총재를 향해 날선 비난을 퍼부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을 꺾고 정상에 오른 워싱턴 베테랑 투수 션 두리틀은 18일 “총재가 거슬리는 발언을 했다. 그의 표현이 몹시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우승 트로피는 모든 스포츠에 있어 신성한 성배와 같다. 우리 모두가 11월에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기 위해 2월부터 모여서 훈련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어떻게 그런 표현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만프레드는 우리를 대표하는 사람이자 우리와 함께하는 사람이다. 공적인 자리는 물론 사적인 자리라도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만프레드 총재의 발언에 불쾌함을 드러냈다.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에 패한 LA 다저스 코디 벨린저의 반응도 흡사했다. 그는 만프레드의 발언을 두고 “각자 다 자신의 의견이 있는 것 아니겠나”며 대수롭지 않은 모습을 비추면서도 “내게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는 대수롭지 않은 게 아닌 인생의 목표를 달성했다는 증표”라며 ‘금속 쪼가리’라는 표현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어 그는 “스프링캠프부터 오직 월드시리즈 우승만 바라보며 훈련한다. 올해 팀 전력도 향상됐다. 다가오는 시즌이 정말 기대된다”고 다시 한 번 정상에 도전할 것을 강조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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