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2014년 4월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2014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경기가 열렸다. 텍사스 추신수가 8회말 타석에 들어서기 전 몸을 풀고 있다. 알링턴(미국 텍사스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본인조차 이렇게 길게 인연을 이어갈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덧 대형계약의 마지막 장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내심 그 이상도 바라보고 있다. 텍사스 추신수(38)가 7년 1억3000만 달러 계약 마지막 해를 앞둔 소감과 계약 이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시계를 추신수와 텍사스가 손잡은 2013년 겨울로 돌려보면 알 수 있다. 추신수와 같은 시기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고 계약한 선수 중 지금까지 유니폼이 동일한 이는 극소수다. 시애틀과 2억 40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던 로빈슨 카노는 다시 뉴욕으로 돌아와 메츠 유니폼을 입고 있다. FA 시장에서 추신수와 나란히 비교됐던 자코비 엘스버리는 7년 1억 5300만 달러 계약을 맺었지만 부상에 시달린 끝에 방출됐다. 2013년 겨울 FA 계약을 맺고 지금까지 한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선수는 추신수와 다나카 마사히로가 유이하다.

꾸준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특히 추신수처럼 30대에 장기계약한 선수는 더 확률이 낮다. 텍사스 구단도 계약 당시에는 추신수의 롱런까지 기대하지는 않았다. 추신수에게 거액을 안긴 텍사스 존 다니엘스 단장은 약점이었던 1번 타순에 추신수를 배치해 2~3년 동안 팀을 정상으로 올리는 청사진을 그렸다. 비록 텍사스는 우승에 도달하지는 못했으나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지구 1위를 달성했다. 그리고 2015년 추신수는 후반기 OPS 1.016으로 괴력을 발휘했다. 2016년은 부상으로 부진했지만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45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2018년에는 메이저리그(ML) 현역 최다인 52연속경기 출루를 달성하며 올스타로 선정됐다. 만 37세였던 지난해 개인통산 한 시즌 최다홈런(24개)을 터뜨리는 등 여전히 리그 정상급 타자의 모습을 이어가고 있는 추신수다.

대다수는 추신수와 달리 허무하게 장기계약을 마무리한다. 노쇠화로 인해 기량이 급격히 하락해 무거운 짐덩이로 전락하거나 부상으로 유령 선수가 된다. 구단은 짐으로 전락한 장기계약자를 연봉을 보조해서라도 내보내거나 방출시킨다. 2018년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되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카노는 전자, 2017년 이후 그라운드에서 종적을 감춘 엘스버리는 후자다.

텍사스 지역언론도 추신수의 비범함을 주목했다. 포트워스 스타텔레그램은 “올해도 텍사스의 확실한 1번 타자는 추신수”라며 “추신수는 텍사스에서 보낸 6년 동안 출루율 0.365를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해 OPS 0.826으로 지난 6년 중 두 번째로 높은 OPS를 올렸다. 3년 연속 20홈런 이상도 이어가고 있다”고 추신수의 나이를 잊은 활약을 높게 평가했다. 덧붙여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 또한 추신수의 프로의식과 근면함, 겸손함, 매 타석마다 보여주는 열정에 감동하고 있다”며 추신수를 향한 우드워드 감독의 무한신뢰를 강조했다.

추신수는 이러한 모든 상황을 겸손하게 받아들였다. 추신수는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여전히 야구를 사랑한다. 지금도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ML 유니폼을 입고 내가 원하는 등번호를 달고 있으며 내 이름이 유니폼에 자리하고 있는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다. 매 순간 나는 행운아이며 정말 특별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텍사스와 계약이 종료되는 이듬해에 대한 질문에 “가족들과 꾸준히 대화를 나누고 있다. 분명한 점은 2~3년 후에도 지금과 같은 수준의 야구를 펼칠 자신이 있다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시계를 거꾸로 돌릴 것을 다짐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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