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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고향에 계신 어머니는 35년째 당뇨병으로 고생하신다. 철저한 관리로 자신의 질병을 이겨내고 있다. 자신이 건강해야 자식들이 고생을 안한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신다. 이와는 반대로 반려동물의 당뇨병은 보호자가 철저하게 관리해야 하는 질병이다.
당뇨병 초기 반려동물은 평소보다 사료를 많이 먹고 물을 많이 마시며 소변량이 많아진다. 다른 질병도 이런 증상을 보일 때가 있기 때문에 동물병원에 가서 정확하게 진단받아야 한다.
당뇨병은 1형과 2형으로 나눈다. 대부분 강아지는 1형 당뇨병이고 고양이는 2형 당뇨병이다. 1형은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을 만들어 내는 췌장이 망가져서 제 기능을 못해 생기는 당뇨병이고, 2형은 췌장의 기능은 정상이나 만들어진 인슐린이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는 경우다. 인슐린은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으로써 적게 분비되면 혈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해 높아지고, 많이 분비되면 낮아진다. 혈당이 세포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면 세포가 활동할 수 있는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한다.
당뇨병의 원인을 밝혀내기는 쉽지 않다. 기저질환으로 갑상선기능저하증, 부신피질기능항진증, 췌장염, 난소종양 등 인슐린 분비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질환들과 관련성이 높기 때문에 다른 질환들도 적극적으로 검사해야 한다.
당뇨병을 치료하기 위해 수의사는 환자가 어떤 종류의 인슐린을 한 번에 얼마만큼, 하루에 몇 번 맞아야 하는지 결정한다. 특히 혈당 곡선을 그려서 인슐린을 투입시 저혈당 가능성, 하루 혈당 분포의 안정화, 지속성 등을 검토한다. 최종적으로 인슐린의 투여시기, 투여량, 종류 등이 결정되면 보호자가 집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익숙해지기 전까지 번거로울 수 있지만 습관이 되면 평상시처럼 지낼 수 있다. 보호자는 당뇨병에 적합한 사료를 주는 것, 인슐린을 주사하는 것, 체중검사하는 것, 운동하는 것 등을 관리해야 한다.
특히 인슐린을 주사하는 방법을 수의사에게 잘 배워서 제대로 주사해야 한다. 잘못 주사하면 혈당관리에 문제가 생긴다. 사료 또한 적정량을 계산해서 매일 똑같은 시간에 주도록 한다. 비만한 고양이와 강아지는 적절하게 살을 빼야하며 갑자기 살이 빠지지는 않았는지 지켜보고 항상 저혈당이 발생했는지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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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후유증은 무섭다.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으면 강아지의 경우 백내장이 이른 시기에 올 수 있고 응급 상황인 당뇨병성케톤성산증으로 변화하기 쉽다. 당뇨병성케톤성산증은 며칠 동안 입원해야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며 사망할 수도 있다.
혼자 살거나 맞벌이 부부인 경우 반려동물을 관리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수의사와 여러 차례 상담하여 현명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인슐린 주사 시기를 초저녁에 한 번, 출근 전에 한 번 등으로 조절해 집에서 주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반려동물이 주는 기쁨과 비교해 보면 당뇨병 관리가 그리 힘들지는 않을 듯 싶다. 사람이든 반려동물이든 당뇨병을 관리하는 것은 곧 ‘사랑’이다.
<서울 금천 24시우리동물메디컬센터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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