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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손승락(왼쪽), 고효준. 사진 |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2020년 롯데 불펜이 세대교체 시험대에 놓였다.

올해 롯데 불펜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지난해 구원진 소화 이닝 2위 고효준(62.1이닝)과 3위 손승락(52.2이닝)이 모두 빠진 채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시즌 프리에이전트(FA)를 선언한 둘과 평행선을 달리던 과정에서 손승락은 이미 은퇴를 선언했고, 고효준과는 1차 스프링캠프가 끝나가는 현재까지 여전히 시각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미래 가치를 냉정히 판단하는 현 프런트의 기조상 계약이 언제 마침표를 찍게 될 지 미지수다. 사실상 베테랑 둘을 제외한 채 불펜 전력을 재구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비시즌 불펜에 붙은 물음표에 성민규 롯데 단장은 느낌표로 답했다. “불펜이 약하다는 말이 나오지만 그렇지 않다. 들여다보면 좋은 젊은 자원들이 많다”며 저연차 자원들의 성장세를 자신하는 모습이었다. 실제로 호주 애들레이드 캠프 명단에 오른 투수 19명 중 약 절반(9명)이 20대다. 지난 시즌 불펜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뒀던 김원중(27)은 손승락이 빠진 마무리 자리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클로저 등판 경험이 있는 박진형(26)도 지난 시즌 자신을 괴롭히던 어깨 통증을 털어낸 상태다. 강동호(26), 김유영(26), 박세웅(25), 서준원(20)은 팀 상황에 따라 언제든 롱릴리프로 활용될 여지를 열어두고 선발조에 포함돼 훈련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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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투수진 스프링캠프 훈련 모습. 제공 | 롯데

캠프 소수정예반으로 따로 분류됐던 한승혁(24), 이승헌(22), 윤성빈(21), 최하늘(21)도 깜짝 선전을 고대할 만한 자원이다. 이들은 2월 초 롯데 이용훈 퓨처스 투수코치의 통솔 아래 미국 드라이브라인 트레이닝센터에서 2주간 집중 교육을 받았다. 드라이브라인은 첨단 장비를 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퍼포먼스 트레이닝과 컨디셔닝을 진행하는 시설로, 롯데가 비시즌 유망주 투수들의 성장을 위해 추진한 핵심 프로젝트였다. 그간 미완의 대기로 남아 있던 윤성빈은 여기서 팔 스윙을 약간 수정한 후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을 이미 152㎞까지 기록한 상태다.

올해 새로 부임한 롯데 노병오 투수코치는 “네임밸류와 상관없이 팀을 위해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기용하겠다”는 원칙을 천명했다. 자연스레 젊은 선수들에게도 많은 기회가 돌아가리라는 계산이 나온다. 애들레이드 캠프에서 1군 투수 훈련을 총괄 중인 노 투수코치는 “지난해는 불펜도 문제였지만 외인과 토종을 가릴 것 없이 선발 운용이 잘 안 됐다. 구승민 박시영 등 기대했던 선수들의 부상도 있었다. 불펜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전체적으로 체력적인 문제가 생겼다”고 진단한 후 “올해는 투수들 전체적으로 몸도 잘 만들고 있고 페이스도 시즌에 맞춰 올라오는 중이다. 제일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선수가 가장 중요한 상황에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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