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일
NC 스프링 캠프 기간동안 밥상을 책임지고 있는 박영일씨. 투손(미 애리조나주) | 서장원기자 superpower@sportsseoul.com

[투손(미 애리조나주)=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난 야구광입니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스프링 캠프를 차린 NC가 자부하는 건 전력 뿐만이 아니다. 먼 타지에서 훈련하며 구슬땀을 흘리는 선수단에 힘을 실어주는 식사의 퀄리티는 미국에 캠프를 차린 KBO리그 어느 팀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NC 선수단의 끼니를 책임지는 사람은 한국인 박영일씨다. 인근에서 직접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박씨는 지난해 마무리 캠프부터 NC와 처음 인연을 맺은 후 올해 스프링 캠프에서도 ‘밥상의 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동욱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그리고 선수들은 박씨에게 “밥이 정말 맛있다”며 연일 엄지를 치켜세운다. 박씨도 환한 표정으로 선수단을 응대한다.

NC 캠프지에서 만난 박씨는 자신을 ‘야구광’이라고 자신있게 소개했다. 실제 박씨가 운영하는 식당의 벽면엔 모두 야구관련 용품으로 도배가 돼 있다고 한다. 박씨는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너무 좋아했다. 직접 야구를 하지 못하니 자연스럽게 야구 선수들과 밥으로 인연을 맺게됐다”고 설명했다. 1983년에 미국으로 넘어온 박씨가 밥을 제공한 선수는 이름만 들어도 아는 전직 슈퍼스타들이다. 박찬호, 김병현, 추신수, 백차승 등 한국 선수 뿐만 아니라 스즈키 이치로, 루이스 곤잘레스, 맷 윌리엄스, 랜디 존슨, 커트 실링 등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레전드에게도 밥을 해줬다.

박씨는 어떻게 NC와 인연을 맺게된 걸까. 그는 “야구에 관심이 많다보니 한국 선수들에게도 스프링 캠프때 밥을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인연이 될까 생각했는데 마침 작년 2월에 NC에 밥을 제공하시던 분이 너무 힘들다면서 날 운영팀에 소개시켜줬다”며 NC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대규모 인원의 밥을 한 적이 없어 처음엔 걱정이 많았지만 가장 좋아하는 야구 선수단의 밥을 해준다는 자부심과 뿌듯함이 힘든 것도 잊어버리게 만들었다고 박씨는 설명했다.

야구광인 박씨는 취미로 야구 관련 용품도 수집한다. 그는 “웬만한 선수들 것은 소지하고 있다. 베이브 루스가 썼던 배트의 첫 번째 조각도 소장하고 있다. 야구 관련 용품만 몇 만점 보유 중이다. 박찬호 선수 것도 100여개 있다. 박찬호 선수가 나중엔 “왜 이렇게 많이 받냐며 장사하냐고 화를 내더라”라며 웃었다. 이어 “야구를 좋아하니까 받은 것이다. 한국 지인들이 받기 힘든 건 소포로 보내주기도 했다. 이번에 이동욱 감독님과 강인권 수석코치님도 식당에 초대했을 때 사인받아서 벽면에 걸어놨다”며 뿌듯해했다.

이제 NC 캠프도 반환점을 돌아 마침표가 가까워지고 있다. 박씨는 벌써부터 섭섭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작년 마무리 캠프때도 떠날 때 되니까 섭섭하더라. 한 달동안 밥을 해주면서 정이 들었다. 일주일 동안 후유증도 생기더라. 다시 오기를 기다렸는데 시간이 빨리 지나갔고 스프링 캠프가 왔다. 지금도 후딱 반이 지났다. 돌아간다고 하면 또 섭섭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씨는 “NC에 정이 많이 들었다. 남은 기간 밥을 더 열심히 해서 올해 성적에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럴 때 보람을 얻는 것 같다. 올해는 NC가 작년보다 두 단계만 더 올라갔으면 좋겠다. 너무 큰 걸 바라기보다 점차적으로 올라가길 바란다”며 NC의 선전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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