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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LA 다저스는 2013년 쿠바 출신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30)의 활약에 고취됐다. 제2의 푸이그를 찾는다며 거액을 투자해 꾸준히 쿠바 선수를 영입했다. 내야수 알렉스 게레로, 에리스벨 아루에바레나, 헥터 올리베라, 투수 파블로 페르난데스, 야시엘 시에라, 야디어 알바레즈 등이 다저스와 사인했다. 그런데 이들 중 누구도 굵직한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다저스를 떠나고 있다.
다저스는 지난 1일(한국시간) 알바레즈를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했다. 2015년 다저스는 만 19세에 불과한 알바레즈와 1600만 달러 계약을 맺었고 알바레즈는 곧바로 베이스볼 아메리카 선정 유망주 100위 이내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알바레즈는 마이너리그에서 좀처럼 컨트롤를 잡지 못했고 이대로라면 빅리그 마운드를 밟지 못할 전망이다. 지난해 부상에 시달린 알바레즈는 마이너리그 더블A에서 2경기 3.2이닝을 소화하며 6실점했다.
그리고 현재 알바레즈와 시에라 외에는 누구도 다저스에 남아있지 않다. 게레로와 아루에바레나는 일찌감치 미국을 떠났다. 2015년 우여곡절 끝에 미국 땅을 밟았던 올리베라는 당해 7월 애틀란타로 트레이드됐다. 2016년 7월 샌디에이고로 이적했고 약 한 달 후 샌디에이고에서 방출됐다. 페르난데스는 2017년이 마지막 마이너리그 등판이다. 시에라는 지난해 애리조나 루키리그에서 3경기 3이닝 소화에 그쳤다.
반면 다저스가 이들에게 투자한 돈은 상당하다. 다저스는 게레로에게 4년 2800만 달러, 아루에바레나에게 5년 2500만 달러, 페르난데스에게 1년 800만 달러, 올리베라에게 6년 6250만 달러를 들였다. 올리베라는 5년 전 다저스를 떠났지만 올해 샌디에이고로부터 850만 달러, 다저스로부터 467만 달러를 받는다. 해외 아마추어 선수 계약 규정이 수정되기 전까지 부지런히 쿠바 선수들을 데려왔지만 성공 사례를 찾기 힘들다.
어쩌면 유일한 성공 케이스인 푸이그 또한 이들과 비슷한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 다저스와 6년 4200만 달러 계약이 끝난 푸이그는 아직까지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 남은 FA 중 최대어로 평가받지만 많은 팀들이 푸이그의 기량 외적인 부분을 의심한다. 푸이그는 처음 빅리그 무대에 올랐던 2013년부터 늘 크고 작은 사건의 중심에 있었다. 때로는 그의 기행이 흥미요소로 비춰지기도 했으나 반발도 적지 않았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다저스는 늘 신선한 시도로 ML 트렌드를 주도했다. 최초로 ML 무대를 밟은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은 물론 일본인 투수 히데오 노모를 영입해 미국은 물론 아시아에도 ML 열풍을 일으켰다. 박찬호부터 류현진까지 이어진 코리안 빅리거 계보로 다저스는 한국 야구팬들에게 가장 친숙한 구단이기도 하다. 하지만 쿠바 선수 영입은 대실패다. 결과적으로 푸이그 외에는 아무도 없다. 투자한 금액까지 고려하면 손해만 봤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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