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달 허삼영
삼성 허삼영 감독(오른쪽)과 김용달 타격 코치. 제공 | 삼성라이온즈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타순은 계속 변동될 것이다.”

감독 첫 해를 맞이한 허삼영 감독은 그간 데이터를 바탕으로한 전력 분석에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해왔다. 허 감독의 기조는 사령탑 부임 후에도 이어진다. 100% 데이터에 의존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허삼영호의 선수 운용에 데이터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맞다. 스프링 캠프에서 치른 평가전에서 보여진 라인업 구성으로도 올시즌 허삼영호가 추구하는 방향을 알 수 있다.

가장 변화의 폭이 큰 건 타순이다. 고정 타순을 좀처럼 보기 힘들 전망이다. 허 감독은 “타순은 계속 움직일 것 같다. 지금 누가 몇 번 타자라고 못 박기는 그렇다”고 말했다. 상대 선발 투수에 따라서, 또 전략이나 선수 컨디션에 따라 얼마든지 타순 변동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게 허 감독의 설명이다. 연습 경기에서 나온 2번 구자욱, 5번 김상수 등이 상황에 따른 허삼영호 타순 변동의 좋은 예시다.

김상수
삼성 김상수는 올시즌 5번 타순에 주로 기용될 전망이다. 제공 | 삼성라이온즈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전력 극대화를 위해 선수들에게 멀티 포지션을 강조하듯, 허 감독은 선수들이 여러 타순에 적응하면 경기에서 승리하는 확률도 더 높아진다고 믿는다. 허 감독은 “우리는 어떻게서든 이기는 게 목표다. 선수들의 타순을 고정하면 유연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선수 개개인의 이름값에도 기대지 않는다. 상대의 전력에 따라 전략의 다변화를 가져가는 허 감독의 특성상 고정 타순은 유연한 전략을 펼치는 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어떤 타순에 배치해도 자신의 타순에 맞는 움직임을 가져가는 선수들이 많다면 허삼영표 야구는 빛을 발할 수 있다.

삼성은 22일 국내 복귀 후 첫 청백전을 치렀다. 선수들의 긴장감을 늦추지 않기 위해 청백전 위주의 타이트한 일정을 짜고 시즌 개막에 대비할 계획이다. 스프링 캠프에서 그랬듯이 청백전에서도 허삼영호의 다양한 타순 실험은 계속될 전망이다. 선수들도 처음엔 그동안 입어보지 않은 옷을 입어 낯설어했지만 반복되는 적응 훈련에 맞춰 점차 익숙해지는 모양새다. 허 감독의 바람대로 전술의 유연성이 늘어난다면 비시즌 눈에 띄는 전력 보강이 없는 삼성이 반전을 일으킬 가능성은 더 높아질 수 있다.

superpow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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