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
스프링캠프에서 불펜피칭 중인 KIA 브룩스. 제공 | KIA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IA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가 메이저리거급 구위를 과시했다.

브룩스는 23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자체 홍백전에서 백팀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4회까지 마운드를 지켰고 안타 2개를 내주고 삼진 3개를 빼앗아냈다. 최고구속은 150㎞까지 측정됐고 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을 두루 구사했다. 우타자 바깥쪽으로 휘어져 나가는 슬라이더는 결정구로 활용해도 좋을만큼 각이 좋았다. 다만 좌타자의 시선을 흐트러뜨릴 구종을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운데를 기준으로 바깥쪽으로 흘러 나가는 구종이 많아 이른바 선택과 집중에 걸려들 가능성이 엿보였다. 퀵 모션도 보완이 필요하다. 1루에 주자가 있을 때 세트 포지션으로 공을 던지면 1초 40 이상 측정됐다. 1회초 황윤호에게 쉽게 도루를 허용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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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룩스의 구위는 메이저리거급이라는 게 드러났다. 낯선 마운드에 긴장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홍백전이라는 것을 고려해도 포수 미트까지 밀고 들어가는 공 힘이 중계화면으로도 좋아 보였다. 실제로 이날 브룩스가 던진 포심 회전수는 분당 2468회까지 측정됐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평균 포심 회전수 2287회를 웃도는 수치다. 1, 2회에 측정한 포심 회전수는 평균 2150회로 정상 컨디션을 회복해 긴장감 있는 정규시즌 마운드에 오르면 빅리그 평균치 이상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회전수가 구위를 가늠하는 절대가치는 아니지만, 회전이 많이 걸린다는 의미는 포수 미트까지 힘있게 밀고 들어간다는 것을 뜻한다. 이른바 라이징 패스트볼, 돌직구 등의 미사어구는 볼 회전수가 기반이 되는 경우가 많다.

슬라이더도 평균 2400번 회전하는 것으로 드러나 가운데로 몰리지만 않으면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투심 최고 1965회, 체인지업 최고 1871회 등 기본적으로 강한 공을 던진다는 것을 확인한 등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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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캠프에서 불펜피칭 중인 KIA 브룩스. 제공 | KIA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4경기 12.2이닝 1실점으로 맹위를 떨친 브룩스는 이날 4이닝 무실점 역투로 16.2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0.54로 짠물 피칭을 이어갔다. 삼진은 20개를 솎아냈고, 볼넷은 3개만 내줬다. 유일한 실점도 홈런으로 내준 것이라, 이닝이터이자 양현종과 함께 강력한 원투펀치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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