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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KBL 구단들이 울상이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해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가 갑작스럽게 조기 종료됐다. 리그 잔여경기는 물론 플레이오프까지 취소됐다. 이미 각종 마케팅, 홍보 등으로 수익창출모델을 만들어 놓았던 KBL 구단들은 조기 종료로 인해 생각치 못한 난관에 봉착했다.
KBL은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고 29일자로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를 일찍 마치기로 뜻을 모았다. KBL은 위기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된 이후인 지난달 26일부터 무관중 경기를 치르다가 이달 1일부터 4주간 일정을 중단한 뒤 지난 29일부터 리그를 재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잠잠해질 조짐이 없자, 팀별로 11~12경기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종료를 선언했다. 당초 KBL은 WKBL과 달리 마케팅 차원에서 리그를 조기 종료할 경우 손실액이 크기 때문에 1~2주 재연기 후 리그 재개나 종료 여부를 정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세계적으로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연기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1997년 프로농구가 출범한 이후 시즌 도중에 종료를 결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리그 조기 종료로 인해 각 구단은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다. A구단 관계자는 “시즌권을 사신 팬들에게 남은 경기 수 만큼의 금액을 산정해 돌려드린다고 공지해드렸다. 따져보니 약 4000만원 정도 된다”고 밝혔다. B구단 관계자도 “스폰서 계약을 맺은 업체에 경기 수 등으로 산정한 반환 금액을 통보했다. 돌려달라고 하면 돌려줘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단마다 수천만원의 돈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다.
플레이오프가 취소된 만큼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상금은 각 구단에 배분하기로 했다. 시즌 중단으로 인해 수입이 사라져 커다란 고통을 받고 있는 이벤트 기획사 등 구단 별 영세 협력사들을 돕는데 사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C구단 관계자는 “우승 상금 등을 10개 구단 나눠서 주지만 그 금액으로는 협력업체 등에 줄 돈도 모자란다. 또 아르바이트생도 있고 생계로 해당 업무를 하는지도 불투명하다. 어느 선까지 보상해줘야 하는지도 고민 중”이라고 걱정했다. KBL 대부분 구단들의 상황이 대동소이하다.
리그 경기를 모두 소화하지 못했지만 선수들은 연봉을 모두 보전받는다. 구단 지출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선수들의 연봉은 그대로 나가는 상황에서 수입원 일부를 환불해줘야하니 구단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의 연봉은 그대로 주는데 마케팅 등으로 벌어들었던 금액 일부를 다시 뱉어내야 한다. 구단 입장에선 지출은 그대로인데 수입은 줄어드니 힘들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리그가 중도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 시즌 큰 틀에서 운용 그림을 모두 그려놓았던 KBL 10개 구단들도 난처한 입장이 됐다. 이래저래 코로나19 직격탄의 아픔이 큰 게 현실이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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