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강정호 \'가볍게 뛰어 올라\'
강정호가 2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투손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kt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훈련을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강정호(33)에게 현행 규약을 소급 적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2020 KBO 야구 규약에 151조 품위손상행위에 따르면 음주운전을 3회 이상 저지른 선수에겐 최소 3년의 실격처분이 내려진다. ‘삼진아웃’ 전과가 있는 강정호도 여기에 해당된다. 문제는 강정호가 이 규약에 다소 빗겨 서 있다는 점이다. 사고 발생 시점, 당시 선수 소속 등 과거 다양한 변수들이 맞물려 현행 기준을 단순 적용할 수 없어졌다. 소급해 해석한다면 법리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다.

KBO리그에 강화된 음주운전 규정이 적용되기 시작한 건 2018시즌부터다. 그러나 강정호는 2016년 12월 사고를 계기로 구단은 물론 KBO에도 신고하지 않았던 2009년 8월, 2011년 5월 적발 건까지 공개됐다. 당시 KBO는 피츠버그 소속이던 강정호에게 당장 징계를 내리는 것이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으로 상벌위원회를 유예했다. 복귀 신청을 받은 2020년 규약을 적용할 수도 있지만 법률 불소급 원칙엔 위배된다. 삼진아웃으로 면허 취소가 결정된 2016년 기준으로 보면 처벌 수위는 낮아진다. ‘윤창호법’이 시행되는 등 최근 음주운전 관련 강경해진 사회적 분위기와는 반하는 판단이다. 리그에 잇따랐던 사건·사고를 필벌하겠다는 KBO의 ‘클린베이스볼’ 기치와도 맞지 않다.

구단으로서는 형평성과 관련해 소급 적용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포스팅 자격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강정호의 보류권은 여전히 키움에 있다. 최근 KBO리그 구단들은 단순 음주운전에도 KBO리그 징계(50경기 출전 정지)보다 오히려 더 강력한 징계를 적용해왔다. SK는 음주사고를 숨긴 강승호를 바로 임의탈퇴 시켰고, 삼성은 자진신고한 최충연에게 100경기 출장 정지 자체 징계를 내려 시즌 아웃시켰다. LG는 지난해 음주운전이 적발됐던 윤대영의 임의탈퇴를 지난 2월 해제하면서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야구 외적인 일로 계속 시끄러웠던 키움이 떠안기에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강정호는 지난 비시즌까지도 미국 잔류를 추진하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프로 스포츠가 셧다운된 상황에서 한국 복귀의사를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막다른 길목에 선 만큼 소급 적용 여부가 현역 연장의 키가 될 가능성이 크다. 키움 관계자는 “구단도 강정호의 임의탈퇴에 대해 KBO에 문의했다. 강정호와 직접적인 교감은 없었다. 강정호가 구단에 직접 의사를 밝혀야 우리도 다음 단계를 밟을 수 있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KBO 관계자는 “복귀가 확정된다면 규정상 문제를 따져보겠다는 게 여태까지 우리의 입장이었다. 아무래도 징계 적용 시점이 가장 고민스러우리라 본다. 상벌위원회를 통해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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