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다녀왔습니다 이정은 백지원 안길강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스타 파워’는 이제 옛말이 됐다. 알찬 관록과 신예의 힘이 안방을 주름잡고 있다.

최근 톱스타 캐스팅이 작품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공식이 무색해졌다. 스타 캐스팅에 성공한다면, 그렇지 않은 작품들과 시작점이 다를 수는 있다. 그러나 작품에 대한 혹평이나 논란이라는 암초를 만나게 된다면 시청자에게 가차 없이 외면당하는 현실이다. 오히려 스타 파워는 약하더라도 관록 있는 배우들 혹은 신예들이 주가 된 작품이 탄탄함을 안고, 인기 복병으로 거듭나고 있다.

방송 중인 KBS2 주말극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관록의 배우들이 작품을 든든히 받쳐주고 있는 작품 중 하나다.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바탕이 되지만 ‘중년 로맨스’가 시청률 30% 돌파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되고 있다.

극중 양치수(안길강 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초연(이정은 분)과 장옥자(백지원 분)의 로맨스는 ‘중년의 응답하라’라 불리며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안길강은 영화 ‘늑대의 유혹’ 속 강동원의 우산신을 패러디하며 ‘안길강동원’이라는 유쾌한 별명까지 얻게 됐다. 세 배우는 자연스럽고 차진 연기는 물론, 청춘 못지 않게 설레는 삼각 로맨스를 펼치며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인간수업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 사진 | 넷플릭스 제공

신예들의 힘이 빛난 작품도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이 그 주인공. 지난 4월 29일 공개된 ‘인간수업’은 청소년 범죄, ‘n번방’과 묘하게 닮은 내용으로 입소문을 타며 공개 한 달이 다돼가는 현재까지도 한국 인기 콘텐츠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무엇보다 ‘인간수업’은 내용만큼 파격적인 캐스팅이 빛난 작품이다. 주연 배우들 모두 신예들로 구성된 것. 오디션 당시 본인이 주연인 줄 몰랐다던 김동희의 말처럼 이들의 작품 경력은 전무했다. 김진민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은 연기력은 물론 역할과 비슷한 나이의 신선한 얼굴들로, 오로지 역할에 맞춰 캐스팅했다. 배우들 모두 각자 600대 1에 달하는 경쟁률을 뚫고 발탁될 수 있었다. “신인들로 괜찮겠냐”는 캐스팅 우려의 시선도 많았지만, 작품이 공개된 뒤 이야기는 달라졌다.

김동희부터 박주현까지 ‘괴물 신예’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역할에 충실한 모습으로 호평을 받았다. 또한 ‘인간수업’은 올해 상반기 최고의 문제작이라는 평을 받으며 ‘킹덤’ 못지 않은 한국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대표작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중견 배우와 신예 배우가 두각을 드러내는 작품이 많아지는 것에 대해 한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스타 배우들에 비해 출연료는 적지만, 훨씬 좋은 효과를 내는 경우가 많아지기에 제작사 입장에서도 이들이 주가 되는 작품을 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본방 사수’보다는 OTT 플랫폼이나 IPTV를 통해 드라마를 시청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드라마를 원하는 시간에 선택해서 볼 수 있는 만큼 스타 이름보다는 내용에 중점을 두고 작품을 고르는 추세다. 시청자들이 세계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는 만큼 보는 눈도 높아졌다. 내실 깊은 배우들과 재밌는 드라마 찾기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true@sportsseoul.com

사진 | 스튜디오드래곤, 본팩토리 제공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