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우리 삶의 많은 것이 바뀌었고 연예계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변화 속 코로나19 관련 이슈에 변하지 않은 과거 방식으로 대응한 소속사가 더 큰 논란을 키웠다.

방탄소년단 정국, 아스트로 차은우, NCT 127 재현, 세븐틴 민규 등 인기 아이돌그룹의 멤버들이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지 않고 이태원 일대를 방문했다.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던 코로나 19가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으로 전국으로 확산됐고 이들 역시 코로나 19 검사를 통해 음성판정을 받았다.

정부는 3월부터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했고 4월 20일부터 5월 5일까지 다소 완화된 형태로 16일간 연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명 아이돌그룹의 멤버들이 이태원 일대에서 모임을 가진 것은 그 자체로 비난 받을 수 있는 행동이다. 게다가 이들은 한 차례 관련된 의혹의 대상자로 지목될 당시에는 사실확인을 회피하다 관련된 증거와 함께 실명이 공개되자 고개를 숙였다.

특히 해당 아티스트의 소속사는 지난 13일 관련보도가 나온 후 이어진 사실 확인 요구에 대해선 입을 닫았다. 그로 인해 ‘이태원 아이돌’과 관련된 기사는 추가적으로 나오지 않는 효과를 얻었지만 오히려 인터넷 상에는 이를 두고 추측성 글이나 가짜뉴스가 더 퍼지는 인포데믹(infordemic·정보전염병)이 펼쳐지기도 했다. 인포데믹은 정보(information)와 유행병(epidemic)의 합성어로 ‘거짓정보가 유행병처럼 확산되는 현상’으로 이는 초기 부정확하고 왜곡된 정보가 다양한 경로로 빠르게 확산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빠른 팩트체크가 필수인데 이번 사태에서는 소속사는 이를 회피했다.

소속사가 사실 확인을 해주지 않자 팬덤 사이에서도 인터넷상 의혹 제기 게시물에 대한 질타와 함께 진실여부를 놓고 소모적인 논쟁도 펼쳐졌다. 한 네티즌은 이태원 목격담을 자신이 거짓으로 인터넷에 유포했다며 자필 사과문까지 게재했고 이런 사실이 다시 기사화되는 아이러니한 상황까지 벌어졌다. 그리고 이 게시물 역시 소속사들의 공식 사과로 ‘가짜뉴스’임이 밝혀졌다. 팬덤 입장에서는 당연히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신념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는 확증편향에 빠질 수 밖에 없었고 이는 소속사의 안일한 태도에 기인했다.

사실 이태원 아이돌에 관한 소문은 15일 관련보도가 나오기 전부터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서 꾸준히 의혹이 제기 됐던 사안이다. 물론 공론화 되기 전이라 이에 대해 소속사가 선제적으로 정보를 공개할 의무나 필요성은 못 느꼈을 것이다. 다만 관련된 보도와 사실확인을 요구한 13일에는 입장을 밝혔어야 했는데 소속사는 ‘아티스트의 개인 사생활’이라는 명분으로 이를 갈음했다. 물론 연애와 가족 등 개인적인 이슈라면 납득이 될 수 있는 문제였지만 코로나19와 관련된 사안은 조금 달랐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적절한 대응은 더 큰 후폭풍을 몰고 왔다. 일부 누리꾼들은 차은우가 출연 중인 SBS 예능프로그램 ‘집사부일체’와 재현이 MC를 맡고 있는 SBS 음악프로그램 ‘인기가요’ 게시판에 하차 요구를 하고 있다. 특히 둘은 코로나19 음성 판정은 받았지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4월24일부터 5월6일까지 서울 이태원 소재 클럽과 주점 등에 방문한 사람은 외출을 자제하라고 권고한 것과 달리 예정된 스케줄을 모두 소화해 더 큰 비난을 받고 있다. 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방탄소년단 전정국의 문화훈장을 회수해주십시오’라는 청원글이 한때 등장하기도 했다. 이번 논란은 멤버 개인의 활동은 물론 팀 이미지나 K팝 아이돌 전체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고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태원 아이돌 의혹이 제기될 당시 그룹 카라 출신 배우 박규리처럼 곧바로 클럽 방문 사실을 확인하고 먼저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다면 이정도로 비판의 수위가 올라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각 소속사는 스스로 더 큰 비난을 자초한 이번 사태로 얻은 교훈을 곱씹어 봐야 할 것이다.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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