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한화 김태균, 삼진이라니...
한화 이글스 김태균이 19일 수원 kt전에서 1-4로 뒤진 3회 삼진으로 물러나고있다. 수원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자율야구 시대다. 선수가 알아서 몸을 만들고 기량을 증명해야 한다. 문은 열려있지만, 들어가는 것은 온전히 선수 개인의 능력에 달려 있다. 특히 올해는 선수층도 중요하지만, 자기관리 능력이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늦게 개막한 KBO리그가 시즌 초반부터 부상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한화는 가뜩이나 얕은 내야진에 하주석과 오선진이 허벅지 부상으로 동반 하차했고, SK도 주전포수 이재원을 포함해 베테랑들이 대거 이탈한 상태다. 롯데는 선발진 비밀병기로 꼽혔던 이승헌이 경기도중 머리에 타구를 맞아 입원했고, 19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는 선발로 나선 서준원이 최형우 타구에 글러브를 갖다대다 손바닥 부분에 맞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포토] 한화 하주석, 힘들어요...
한화 이글스 하주석(왼쪽) 고척 키움전에서 2-1로 앞선 6회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적시타를 쳐낸 뒤 3루까지 내달리다 모터에게 태그 아웃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줄부상은 개막 연기가 영향을 끼쳤다는 관측이다. 통상 개막에 맞춰 조절하는 몸관리 루틴이 깨져 예기치 못한 부상이 속출한다는 게 선수들 의견이다. 목표의식 없이 관성적인 훈련을 하다보니 조이고 푸는 타이밍을 맞추지 못해 애를 먹는다는 얘기다. 수 년전부터 각 구단이 육성을 소리높여 외쳤지만, 주축선수가 빠진 자리는 공백이 크게 느껴진다. 하주석이 빠진 한화는 이날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전에서 투수 옆을 스치는 타구에 유격수와 2루수간 사인이 맞지 않아 내야안타를 내주는 어이없는 장면을 연출했다.

최근 SK와 경기한 베테랑 선수는 “이름도 생소한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 볼넷을 남발하다가 내려가는 모습을 보니 뭔가 생각이 복잡해지더라”고 말했다. 코칭스태프는 기대를 갖고 1군 등판 기회를 줬을텐데 선수 스스로 이를 잡아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니 남 일 같지 않다는 의미다. 이 선수는 “숫자가 많다고 선수층이 두꺼운 것은 결코 아니다. 주축 선수가 부상으로 장기이탈할 때마다 그 자리를 꿰차고 들어오는 선수가 나와야 한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 이유를 선수들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훈
롯데 정훈.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또다른 선수는 “베테랑이 팀 문화를 만드는 게 맞다. LG에 김현수가 입단한 뒤 선수 개개인이 자신의 루틴을 만들고, 몸관리하는 방법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문화가 생겼다. 자체 경쟁이 아무리 치열해도 각자 스스로 준비하지 않으면 주전으로 도약하기 어려운 곳이 프로 세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치지 않고 풀타임을 소화하는 것도 개인의 능력이다. 이런 능력을 가진 선수가 결국은 롱런한다. 확고한 주전이 다치지도 않으면 그 자리를 비집고 들어갈 기대주는 만년 기대주로 끝”이라고 설명했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는 올해처럼 개막이 늦춰지는 등 비정상적인 시즌이 반복되지 말라는 법 없다. 변화무쌍한 일정에 따라 자기 몸을 얼마나 잘 만드는지가 선수 가치를 평가하는 새로운 기준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가능성 있는 선수를 주축으로 성장시키려는 코칭스태프의 노력도 팀으 건강한 경쟁으로 이끌겠지만, 이보다 선행돼야 하는 것은 선수 개개인의 철저한 프로의식이다. 올해는 이 능력을 검증하는 시즌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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