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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나이스 볼! 완전 자동!”
두산 박세혁이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를 앞두고 타격 훈련을 하던 중이었다. 1루에서 펑고를 받던 오재일이 배팅케이지를 향해 “췻, 췻” 소리를 냈다. 이 소리는 선수들이 소란스러운 그라운드 안에서 의사소통을 위해 누군가를 부르는 시그널이다. 박세혁과 배팅볼 투수 등이 돌아보자 오재일은 잠시 비켜서라고 수신호를 보냈다. 그러더니 조성환 코치가 친 팡고타구를 받아 홈 송구 훈련을 했다. 좌타자 배터박스에서 공을 지켜본 박세혁은 본능적으로 자세를 낮췄고, 오재일의 손을 떠난 송구는 자연 태그가 가능할정도의 높이로 홈플레이트 위를 비행했다. 박세혁은 작은 눈을 크게 뜨더니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호세 페르난데스는 기묘한 동작으로 타구를 왼쪽으로 보내기 시작했다. 3루를 스치듯 빠져나가는 타구도 나왔고, 유격수 키를 살짝 넘기는 타구도 여럿 보였다. 타격훈련을 지켜보던 코치들의 박수소리도 그라운드 위로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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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난데스는 전형적인 풀히터다. 짧고 간결하지만 힘있는 스윙을 하는 탓에 타구가 대체로 우측으로 향한다. 상대는 수비 시프트를 전개해 길목을 차단하는데, 3루쪽이 텅 비는 경우가 많다. 페르난데스는 스윙 궤도를 바꿔서라도 3루쪽 타구를 만들어내는 감각을 익히는 눈치였다. 밀어서도 안타를 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면, 극단적인 시프트 전개가 어렵다.
두산 선수들은 놀이처럼 하는 훈련에서도 실전적응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모든 선수는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라도 정말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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