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토 산틸리
로베르토 산틸리 신임 대한항공 감독이 지난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환영을 의미하는 꽃을 받아들었다. 제공 | 대한항공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로베르토 산틸리(55·이탈리아) 감독이 대한항공 ‘배구 名家’ 만들기에 도전한다.

산틸리 감독은 전임자 박기원 감독으로부터 ‘대한항공의 도약’이라는 과업을 이어받았다. 박 감독의 재임 4년간 대한항공은 2차례 정규리그 우승, 1차례 챔프전 우승 등으로 상위권 구단으로 변모했다. 여기에 한 단계 더 발전한 ‘명문’으로 거듭나고 싶은 대한항공은 V리그 남자부 최초로 외국인 지도자인 산틸리 감독을 선임해 유럽 선진 배구의 도입을 구상했다.

지난 24일 입국한 산틸리 감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라 2주간 자가 격리해야 하는 탓에 현재 대한항공 체육관 옆 연수원에서 격리 중이다. 팀에 바로 합류하지 못한 산틸리 감독은 오는 6월 8일 선수단과 처음으로 훈련을 진행할 때까지 동영상으로 선수 파악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본지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아시아로 올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인생은 늘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도전을 좋아한다”라고 부임 소감을 전했다.

이탈리아, 폴란드, 러시아, 독일 등에서 프로팀과 국가대표를 지도한 산틸리 감독은 2017~2018년 호주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하며 한국 배구를 경험했다. 앞서 2001년부터 한국 배구를 접해 익숙한 산틸리 감독은 “한국은 공격 스피드 및 속공 스타일이 장점이다. 다만 블로킹과 서브가 아쉽지만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고 본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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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산틸리 신임 대한항공 감독이 지난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제공 | 대한항공

문화가 다른 낯선 땅에서 생활하는 것이기에 산틸리 감독의 적응도 문제다. ‘배구 名家’로 도약하기 위해 온 지도자가 적응 문제로 휘청이면 대한항공의 야심 찬 계획은 수포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려는 접어놔도 문제 없을 전망이다. 산틸리 감독은 “(문화에 대해) 물론 많이 배워야겠지만 (선수들과) 서로 배려하고 이해한다면 충분하다”고 밝혔다.

열린 마음으로 접근하는 만큼 산틸리 감독은 자신의 색깔만 고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유럽과 아시아 배구 스타일을 적절하게 혼합해 대한항공에 최적화될 수 있는 배구를 보여주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선수들과 다른 언어를 쓰기 때문에 소통에서 문제가 생겨날 수도 있다. 산틸리 감독은 “소통은 제일 어려운 부분”이라면서도 “서로 이해하려 노력하고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면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항공의 기존 코치진도 함께 가는 만큼 산틸리 감독을 축으로 프란체스코 올레니 코치와 조화는 팀 변화에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대한항공이 ‘명문’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우승’이라는 성과가 반드시 밑바탕 돼야 한다. 우승하기 위해 한국 땅을 밟은 산틸리 감독은 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 상황에서 선수들을 이해하고 받아줄 수 있는 지도 스타일을 추구한다”면서 “(선수들이) 훈련을 즐길 줄 아는 팀이 되어야, 우승으로 찾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좋은 성과를 위해 필요한 훈련의 핵심은 ‘집중력’이다. 산틸리 감독은 “나는 훈련할 때 집중력을 중요하게 여긴다. 주의 깊게 훈련해야 기술 향상 속도가 빠르다”며 “(경기에서도) 매 포인트 집중력을 최대로 높여야 한다. 비시즌 집중력에 대한 훈련을 많이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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