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롯데 김원중의 역투
롯데 김원중. 사진 | 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2020시즌 무엇이 롯데 불펜을 바꿨을까.

과거 롯데를 대표하는 팀컬러는 ‘홈런’에 있었다. 촘촘한 마운드 보다는 강타선의 펀치력을 필두로 화력 야구를 선보였다. 그러나 최근 양상은 달라졌다. 장타 없이 적은 점수를 뽑아내 투수력으로 이를 지켜내는 모습이다. 그 중심엔 롯데의 필승조가 있다. 26일 현재 박진형(26)의 성적표는 10경기 7.2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이 0이다. 구승민(30)도 9경기 9이닝을 던져 2승4홀드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했다. 사이드암 오현택(35)은 지난 23일 키움전에서 ‘미스터 제로’의 타이틀을 잃었지만, 8경기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2.84로 순항 중이다. 마무리 김원중((27)은 최근 3경기 연속 세이브를 쌓았다.

이들은 낯선 얼굴이 아니다. 박진형과 구승민은 나란히 13년 롯데의 지명을 받은 뒤 꾸준히 불펜에서 기회가 주어졌던 자원들이고, 김원중도 최근 몇 년간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두고 경쟁해왔다. 오현택은 2017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에 와 이듬해 홀드왕까지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은 전부 믿음을 줄 만한 투구를 하지 못했다. 1군에 머물렀던 박진형, 구승민, 김원중은 내용이 들쭉날쭉했고, 오현택은 극도의 부진으로 2군에서 보낸 시간이 더 길었다.

새로운 구종을 장착하지도, 투구 매커니즘에 변화를 주지도 않았다. 올해 반등을 불러온 건 ‘멘탈’에 있다. 롯데 노병오 투수코치는 “기술적인 변화를 가져간 선수는 없다. 필요성을 못 느꼈다. 이들이 완전 신인은 아니지 않나. 과거 외부에서 판단해도 막상 와서 봤을 때도 우리 팀 불펜 평균 구위는 정말 좋다. 마운드에서 최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투구에만 집중하게 하는 데 신경썼다”며 “선수들이 불편해하는 걸 억지로 던지라고 하진 않는다. 예를 들어 몸쪽 투구가 어려운 투수라면 몸쪽이 꼭 필요한 타이밍에 대신 더 세게 던지면 된다. 매 카운트에서 도망다니지 말고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아도 된다고 자주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즌 초 기대만큼 선발진이 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앞에서 빠르게 무너지면 불펜에 하중이 걸릴 수밖에 없다. 노 코치는 “3연투를 하면 무조건 휴식이다. 2연투까지는 경기 내용과 앞선 휴식까지 모두 고려하고 있다”며 “스프링캠프부터 감독님이 강조하신 게 체력이다. 쓸데없는 에너지를 최대한 소비하지 않으려고 한다. 기술 훈련을 줄이더라도 웨이트트레이닝은 주 2~3회 꼭 하길 권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시즌 KBO리그는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까지 빡빡한 일정이 예정돼 있다. 롯데 필승조 또한 부상 없이 완주하기 위해 긴 호흡을 가져가고 있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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