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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가자마자 3안타를 치면 어떡하나(웃음).”
두산 김태형 감독은 이흥련(31·SK)의 활약이 기쁘면서도 당황스럽다. 지난 29일 투수 이승진과 트레이드된 이흥련은 이적 직후인 30일 인천 한화전에서 8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장해 3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5회 말에는 한화 투수 장시환을 상대로 비거리 115m짜리 솔로포까지 터트렸다. 지난 2016년 10월 광주 KIA전 이후 1332일 만에 터진 홈런이다.
그간의 갈증을 풀어내기라도 하듯 훨훨 날았고, 기존 선수들 못지않은 활약을 선보이며 팀 승리까지 이끌었다. 김 감독도 뜻밖의 활약에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31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만난 김 감독은 “가자마자 3안타를 치면 어떡하나. 하나 정도 치고 이기면 되는 거 아니냐”라며 크게 웃었다. 질책하듯 뱉은 말이지만, 얼굴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이)흥련이가 경험이 많다. 가서 잘하면 좋은 거다”라며 덧붙인 한 문장엔 옛 제자를 향한 뿌듯함이 잔뜩 묻어났다.
이흥련은 지난 2013년 프로 무대를 밟았다. 주로 백업 포수로만 뛰었지만 1군 출전 기록은 280경기에 달한다. 충분한 경기력이 뒷받침되는 자원인 만큼 SK 염경엽 감독은 주전 포수 이재원의 빈자리를 이흥련으로 메꿀 계획이다. 당분간은 SK의 안방을 지킨다. 31일 인천 한화전에서도 6번 타순까지 올라서며 맹활약을 예고했다.
younw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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