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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테일러 모터 효과일까. ‘위기의 남자’로 전락해 소속팀의 속을 태운 타일러 살라디노(삼성), 애런 알테어(NC), 제라드 호잉(한화)이 지난 주말 보란듯이 홈런포를 가동하며 반전쇼를 펼쳤다.
일본으로 떠난 제리 샌즈의 대체 선수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모터는 10경기 타율 0.114로 부진한 끝에 방출 통보를 받았다. 성적 부진이 직접적인 방출 원인으로 지적됐지만 아내가 얽혀있는 사생활 문제도 모터의 발목을 잡았다. 키움은 모터를 2군으로 보내 재정비 기간을 갖도록 배려했지만 양측의 관계는 결별로 마무리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체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기 쉽지 않지만 키움은 인내심을 갖고 최대한 양질의 타자를 데려오기로 방침을 세웠다.
모터가 시즌 1호 방출 선수가 되면서 시즌 초반 부진을 겪은 살라디노, 알테어, 호잉에게도 시선이 쏠렸다. 각 소속팀이 세 선수에게 투자한 금액은 결코 적지 않다. 삼성은 살라디노를 총액 최대 90만 달러에 데려왔고, NC는 알테어를 데려오는데 총액 1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한화와 3번째 계약을 맺은 호잉은 총액 115만 달러에 동행을 결정했다. 5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을 노리는 삼성과 대권을 바라보고 있는 NC, 그리고 지난해 굴욕을 만회해야 하는 한화 모두 외국인 타자의 활약이 절실했지만 시즌 초반 이들의 기여도가 떨어지면서 고민이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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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공교롭게도 모터가 방출된 후 세 타자가 나란히 살아날 조짐을 보였다. 키움이 KBO에 웨이버공시를 요청한 지난달 30일 이후 살라디노는 2경기에서 무려 타율 0.714(7타수 5안타)를 기록했다. 5경기로 범위를 넓혀봐도 뛰어난 성적(타율 0.474)을 냈다. 삼성이 기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살라디노다. 부진이 지속되면서 지난해 중도 방출된 크리스티안 베탄코트와 합쳐 ‘알탄코트’라는 놀림을 들었던 알테어의 상승세도 주목할 만 하다. 최근 5경기 타율이 0.350이다. 지난달 31일 삼성전에서는 홈런 포함 3안타 4타점 경기를 펼치며 대승을 견인했다. 침체돼 있던 호잉도 같은 날 SK를 상대로 3점 홈런을 때려내며 모처럼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완성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체 외국인 선수 구하기가 어려워진 건 맞다. 하지만 투수와 타자는 다르다. 투수는 데려와도 자가격리 기간에 몸 만들고 실전을 소화하는 기간까지 더하면 두 달 가량이 필요하다는 게 현장의 판단이다. 하지만 타자의 경우 그 기간이 대폭 짧아진다. 외국인 타자에 한해서는 다른 구단도 키움처럼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모터 방출 결정 후 반등의 계기를 만든 세 타자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가 관전포인트로 떠올랐다.
superpow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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