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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11년 만에 국내로 돌아오는 김연경(32·흥국생명)에 V리그가 초긴상 상태로 들어갔다. 안 그래도 우승후보였던 흥국생명이 리그 판도를 압도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해진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을 복귀시키며 압도적인 전력을 구축하게 됐다. 표현 그대로 ‘꿈의 라인업’이다. 흥국생명은 이미 V리그 최고의 레프트 자원인 이재영을 FA로 잡았고, 국내 최고 세터 평가를 받은 이다영까지 영입하며 전력을 업그레이드 했다. 여기에 지난 시즌 준수한 활약을 했던 라이트 루시아 프레스코를 재지명하며 안정적인 선택을 했다. 센터 라인에는 베테랑 김세영, 신예 국가대표 이주아가 버티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강해 보이는데 김연경이 레프트에 가세하면서 국가대표 이상의 파괴력을 갖추게 됐다. 우승후보 0순위라는 표현만으로는 현재 흥국생명의 수준을 설명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정도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이재영의 부상과 루시아의 국가대표 차출 등 여러 변수 속 3위에 머물렀다. 현대건설, GS칼텍스와의 순위 싸움에서도 다소 밀렸다. 2018~2019시즌 통합우승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김연경이 합류하면서 V리그 역대 최고의 팀이 될 기틀을 마련했다. 벌써부터 V리그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흥국생명의 압도적 우승을 관측하고 있다. 2012~2013시즌 IBK기업은행이 달성한 여자부 정규리그 역대 최다승점(25승5패 승점 73, 30경기 체제) 우승 기록이 8년 만에 깨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다른 팀들 입장에선 걱정이 앞선다. 복수의 V리그 여자부 감독이 “뻔한 경기가 많아질 것 같다”라며 우려했다. 김연경의 복귀가 V리그 흥행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면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V리그에서 거의 유일하게 대중성을 갖춘 스타 김연경이 돌아오면서 다음 시즌 V리그는 전례 없는 인기를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구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효과다. 문제는 성적이다. 흥국생명과 경쟁해야 하는 팀들은 성적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성적을 책임지는 감독 입장에선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김연경의 복귀 자체를 환영하지 않는 게 아니라 이미 우승후보였던 흥국생명의 전력이 리그 판도의 균형을 과도하게 깨는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프로의 세계에서 강한 팀이 이기는 것은 당연한 생리지만, V리그는 샐러리캡(연봉총상한제)을 도입해 각 팀 간의 전력 차를 비슷하게 유지하는 특수성이 있는 대회다. K리그의 전북 현대처럼 과감한 지출로 리그를 지배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샐러리캡 없이 자유롭게 경쟁하는 체제라면 할 말이 없지만 지출을 제한하는 현재 시스템에서 이들이 한숨을 내쉬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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