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C_8041
김수철이 지난해 12월 열린 그래플링 스페셜 매치에서 일본의 타쿠미를 초크로 공격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주상기자] “한국 경량급의 최강자 김수철이 케이지에 돌아온다!” WFSO (세계격투스포츠협회) 회장이자, ROAD FC 오너인 정문홍 회장이 깜짝 소식을 전했다. 정문홍 회장은 11일 업로드된 킴앤정TV 영상에서 ROAD FC 밴텀급 전 챔피언 김수철(29·로드짐 원주)의 복귀 소식을 알렸다.

김수철은 지난 2017년 ROAD FC 4월 15일 김민우와 밴텀급 챔피언 자리를 놓고 다투며 챔피언이 됐다. 그러나 같은 해 연말 시상식에서 돌연 은퇴를 선언, 많은 궁금증을 낳았다.

김수철은 복귀를 하지 않은 채 운동하고, 체육관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 권아솔과의 훈련 소식 등으로 근황이 전해졌는데, 여전히 실력이 녹슬지 않아 많은 팬들이 복귀를 바라고 있다.

그러던 중 스승인 정문홍 회장이 김수철의 복귀 소식을 전했다. 정문홍 회장은 “(김)수철이가 사실은 복귀를 한다. 지난 주에 나랑 얘기를 해서 복귀를 하게 됐다. 공황장애 때문에 그동안 쉬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문홍 회장은 “1~2년 전에 나한테 와서 ‘거품 물고 쓰러졌다’고 하더라고. 병원에 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바닷가 보면 눈물 흘리지 않으세요? 나무나 숲이나 풀, 꽃 같은 거 보면 눈물 흘리지 않으세요?’ 물어보셨다고 한다. 수철이가 ‘네’라고 대답하니까 의사 선생님이 ‘원래 그 모습이 김수철’이라고 하셨다. 계속 정신 집중하고 운동만 하는 김수철은 김수철2라는 거다. 원래의 김수철이 아니라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김수철의 말을 들은 정문홍 회장은 가슴이 찢어졌다고 한다. 김수철을 챔피언으로 만들었지만, 진짜 김수철의 모습을, 인생을 망가뜨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문홍 회장은 “수철이 한테 ‘나는 네 인생을 망가뜨리는 사람이니?’라고 말했다. 그러니까 수철이가 ‘저를 사회적으로 정상적인 사람으로 만들어주셨기 때문에 후회도 없고 관장님께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하더라. 가슴이 찢어지더라. 내가 한 사람 인생을 망가뜨린 거 같아서. 그래서 은퇴하고 쉬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한 “어떻게 보면 내가 만들고자 한 기준대로 간 거다. 권아솔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은퇴하라고 했다. 절대 한 번도 잡지 않았다. 수철이랑 아솔이는 한 번도 나를 원망하지 않고 후회도 하지 않더라. 무조건 나를 믿어주고 그 단계까지 간 것에 간 거에 대해 고마워 한다. 수철이와 아솔이는 정말 내면이 약한 사람들이다. 내가 둘의 마인드를 중무장 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내가 걔네처럼 나약한 존재기 때문이다. 얘네들의 심리를 너무 잘 알고 있으니까 마인드를 강하게 만들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원래 본인들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로보캅 같은 마인드가 생긴 거지. 그 경계에서 천둥 번개가 치니까 병이 오더라”고 말했다.

정문홍 회장의 말을 들은 김대환 대표는 “수철이가 챔피언이 됐고 하니까 챔피언의 숙명 같은 거다. 조르쥬 생 피에르 같은 챔피언들이 자서전에서 정신병 같은 부담감을 토로한 적이 있다”며 다른 선수들의 사례를 전했다.

그러면서 정문홍 회장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고 했다. “사실은 스승님으로서의 마인드를 이해하는 게 나는 꼬맹이였을 때 나약하고 겁많은 뚱보였다. 그래서 어머니가 길 가다가 나무만 있으면 올라가라고 했다. 근데 그게 맨날 나무만 올라가라고 하고 때리기만 하면 상처를 받았겠지만, 올라가라고 한 다음에 내려오면 ‘잘했다. 그렇게 극복하면 된다’고 사랑으로 안아줬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너무 감사하다. 마찬가지다. 혹독하게만 하신 게 아니라 아솔이든 수철이든 체육관 관장님으로서 아버지처럼 품어주신 게 있다” 김대환 대표의 말이다.

rainbow@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