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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어처구니 없는 두산 오재원의 지각 사태가 벌어졌다. 기본을 망각한 행동이었고 상대팀 LG에 대한 예의도 없었다.
메이저리그(ML)을 비롯한 각국 프로리그에선 경기장의 코드를 깨드리는 경우 보복구를 던진다. 과도한 홈런 세리머니, 방망이를 허공에 던지는 배트플립, 사인훔치기, 점수차가 큰 상황에서의 도루, 몸에 맞는 공 등이 포함된다.
논란이 된 오재원의 지각은 불문율, 상도덕에도 포함되지 못하는 사회인 야구에서나 나올법한 상황이었다.
구체적인 상황은 이랬다. 지난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LG의 경기였다. 두산이 2-0으로 앞선 5회 2사 2루에서 타격감이 좋은 국해성이 타석에 서자, LG 벤치는 고의사구를 선택했다. 다음타자 이유찬과의 승부를 선택한 것. 그러자 두산 김태형 감독은 대타 오재원 카드를 꺼냈다.
그리고 대타 지각 사태가 벌어졌다. 오재원은 불러도 대답없는 이름이었다. 오재원은 국해성이 고의사구로 출루한 뒤 2분 30초가 지나 타석에 섰다. 타격 자세를 잡은 건 3분이 지나서였다. 그 와중에 신경전도 벌어졌다.
LG 더그아웃에서 크게 야유가 나왔다. 오재원이 심판에게 불만을 제기하며 시간이 더 늘어졌다. 오재원은 자신의 비매너로 3분 이상의 시간을 버린 상대에 대한 미안함이 없었다. 어깨가 식은 마운드의 이민호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다수의 시청자가 오재원을 기다리며 의미없이 흘려보낸 시간의 총합은 또 어떡할건가.
경기 후 두산 관계자는 오재원의 지각 사유에 대해 “화장실에 있었다”라고 해명했다. 생리적인 문제는 어쩔수 없기에 때론 이해가능하다. 그러나 대타는 팀내에서 미리 고지된다. 그게 일반적이다. 준비해야 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재원이 대타 후보였다면, 더그아웃에서 이탈하지 않고 상대투수와 경기상황을 지켜보는게 기본이다. 그게 아니라 두산 코칭스태프가 오재원에게 대타출전 가능성을 알리지 않았다면 그건 김태형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무능이며 직무유기다.
LG 선수들은 대타 오재원이 삼진 당하자 박수를 보냈다. 불만이 사그라든 표정은 아니었지만 더 이상의 충돌은 없었다. 그러나 LG는 이번 두산과의 3연전을 모두 내줬다. 올시즌 두산과 LG의 경기는 아직 남아 있다. 불씨 또한 남아 있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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