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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어설플 바에야 차라리 뻔뻔한게 낫다.”
‘꼰대인턴’ 남성우 PD의 말처럼, TV 속 PPL(간접광고)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이젠 각종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이 PPL을 숨기지 않고,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MBC 수목극 ‘꼰대인턴’은 극중 회사에서 등장한 라면들을 실제 MD상품으로 출시하는 영리한 PPL로 신선함을 꾀했다. 제작사에 따르면 박해진과 김응수의 극 중 캐릭터 가열찬과 이만식이 다니는 준수식품에서 출시된 ‘핫닭이’를 상품화한 MD제품들은 네이버 온라인 마켓 출시 1시간 만에 수량이 품절됐다.
핫닭쭈꾸미볶음면, 가열차게 핫닭문어라면, 꼰대 핫닭도시락 등 드라마에 등장한 ‘핫닭이’ 라면 시리즈를 적절히 활용한 실제 제품들에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쏠린 것. ‘꼰대인턴’의 첫 번째 라이선스 제품 ‘꼰대라떼’를 특정 프랜차이즈 카페에 출시하기도 했다. ‘꼰대인턴’ 시청률은 초반 5% 안팎에 머물렀지만 각종 SNS와 온라인상에는 해당 제품들에 대한 인증샷이 올라오면서 드라마의 화제성과 시청률을 함께 끌어올리며 ‘윈윈 효과’를 거두고 있다.
편의점도 드라마와 예능을 통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SBS 새 금토극 ‘편의점 샛별이’는 드라마의 배경이 편의점인 만큼 전체 내용 중 절반 이상 가량이 GS25 실명 편의점에서 촬영됐다. 이에 GS25에서 제작지원을 받고 편의점 내 다양한 PB제품과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방송에 내보내고 있다. 앞으로 GS25는 드라마와 관련한 다양한 이벤트와 상품 기획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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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예능 ‘신상출시 편스토랑’(이하 편스토랑) 제작지원을 하던 CU는 프로그램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 제작지원 추가 연장을 확정 지었다. ‘편스토랑’은 스타들이 개발한 메뉴를 실제 전국 CU 편의점에서 출시하는 프로그램. 이미 마장면, 파래탕면, 수란덮밥, 완도전복감태김밥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고, 편스토랑 상품 판매량은 400만 개를 넘어서며 CU의 대표 효자 아이템으로 등극했다.
아예 PPL을 소재로 내건 예능도 등장했다. 지난 4월 선보인 SBS 파일럿 예능 ‘텔레비전에 그게 나왔으면’(이하 텔레그나)는 오는 7월부터 정규 프로그램 편성을 확정했다. 이 프로그램은 ‘PPL도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색다른 상상력에서 출발한 국내 최초 PPL 예능으로 출연자들은 물불을 가리지 않고 PPL 대결을 펼치는 포맷으로 방영 이후 파격적인 소재에 대한 호불호는 갈렸지만, 대결 결과에 따라 발생하는 수익금과 PPL 상품을 기부하며 웃음과 함께 의미도 챙겼다.
한때 골칫덩이처럼 여겨졌던 PPL은 제작비가 치솟는 드라마와 예능 시장에서 더이상 빼놓을 수 없는 주축이 됐다. 광고주와 방송사 모두 이젠 반드시 필요해진 PPL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녹여낼까를 넘어 이제는 하나의 즐거운 시청 포인트로 적극적으로 활용해 나가기 위해 고심 중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PPL도 더 적극적으로 진화 중이다. 광고가 아닌 척 노출시키던 과거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피할 수 없는 문제인 만큼, 더 적극적으로 PPL을 활용하려는 TV 프로그램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PPL이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자연스러운 노출이 아닌 과도한 홍보를 택하며 소비자들의 반감을 사는 등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더 킹 : 영원의 군주’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지난 8일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tvN 예능 ‘라면 끼리는 남자’에 대해 “광고효과를 줄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유사한 구성의 내용을 반복적으로 방송했다”며 법정 제재에 해당하는 ‘경고’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PPL의 선순환을 불러오려면 SBS ‘맛남의 광장’처럼 기부 등으로 광고 효과와 함께 사회적 의미도 함께 담아 논란과 반감을 줄이는 영리한 시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MBC, SBS,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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