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지소연(29·첼시 위민)도 언젠가는 한국에서 뛰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소연은 2010년 일본의 명문 구단인 고베 아이낙에 입단하며 해외 생활을 시작했다. 일본에서 2013년까지 뛴 지소연은 2014년 잉글랜드 첼시 위민으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정착했다. 지난해 지소연은 첼시와 2022년까지 재계약을 맺었다. 지난달 본지와 인터뷰에서 지소연은 “첼시에서 10년을 채우고 싶다. 유럽 대회 우승도 하고 이 팀을 더 강하게 만들고 싶다”라며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목표인 10년을 채우고 유럽 생활을 마감할 때가 되면 지소연은 어떤 선택을 할까. 지소연은 WK리그 무대를 뛰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는 “언젠가는 한국에서도 꼭 뛰어보고 싶다. 일본, 유럽에서 오랜 생활을 했는데 정작 한국에서는 대표 선수로만 활약했다. 제가 뛰는 모습을 한국 팬에게도 꼭 보여드리고 싶다”라며 WK리그에 오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지금 당장은 어렵지만 말년은 꼭 한국에서 보내고 싶은 의지가 강하다. 지소연이 한국에 온다면 WK리그 활성화, 여자축구 인지도 향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지소연은 한국 여자축구의 간판이다. 복귀만으로 화제가 되고 적지 않은 파급력을 미칠 수 있다.
문제는 현재 한국여자축구연맹 선수선발세칙이다. 규정에 따르면 처음으로 WK리그 실업팀에 입단하려는 선수는 모두 신인 드래프트를 거쳐야 한다. 선발도 구단의 지명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WK리그에도 자유계약(FA) 개념이 있기는 하지만 입단 후 3년이 돼야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하면 연봉 제한도 있다. 1차 지명을 받아야 최고연봉 3000만원을 보장 받는다. 지소연은 A매치 123경기에 출전한 여자축구 최고의 선수지만 명성에 걸맞는 대우를 받을 수 없다. 지소연은 현재 첼시에서 거의 최고 수준의 연봉을 수령하고 있다. 남자선수들이 뛰는 K리그1에서도 상위권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한국 여자프로스포츠 선수들 중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한다. 지소연의 국내 입성 시기가 은퇴 직전이라고 가정해도 3000만원은 과하게 박하다.
지소연의 상황은 최근 여자프로배구리그인 V리그로 돌아온 김연경과 유사하다. 김연경의 경우 해외 진출 당시 발생했던 분쟁으로 인해 흥국생명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더불어 팀연봉상한제(샐러리캡)로 인해 연봉도 턱없이 낮아졌다. 김연경의 경우 터키에서 20억원 안팍의 연봉을 받았지만 국내 복귀를 위해 몸값을 3억5000만원으로 낮췄다. 구체적인 사안이나 연봉 수준 등은 다르지만 팀을 직접 선택할 수 없고, 연봉 제한이 있다는 점에서 지소연은 김연경과 같은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지소연은 김연경과 같은 에이전트 소속이다. 이 내용을 잘 아는 지소연은 “그때가 되면 여러 문제를 고민하게 될 것 같다”라면서 “가고 싶은 마음은 분명 크지만 제 뜻대로 모든 게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안다. 환경에 따라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