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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케이블 E채널 ‘탑골 랩소디’를 통해 재창조된 명곡과 무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탑골 랩소디’는 ‘K-POP도 통역이 되나요?’라는 부제와 같이 외국인들이 1절은 우리나라 노랫말, 2절은 각자의 모국어로 번안해 부른 뒤 가왕 자리를 놓고 벌이는 음악 경연 프로그램. ‘탑골가요’라고 불리는 K팝 명곡을 재조명할 뿐만 아니라 이를 새롭게 재해석하는 외국인들의 모습이 다른 예능과는 다른 신선한 재미를 주고 있다.
채널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아 시청률면에서는 아쉬움이 존재하지만 화제성은 회를 거듭할수록 높아지며 숨은 토요일 예능 강자가 됐다. 특히 유튜브에서 인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1대 가왕 라라 베니또가 스페인어로 부른 백지영의 ‘잊지 말아요’는 조회 수가 174만 건을 넘었다.
현재 시즌1의 마지막 방송만을 남겨둔 제영재 PD는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K팝 명곡들을 소화하고 자국어로 번안한 무대가 괜찮게 나오는 것 같다”면서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보완할 부분을 챙겨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사실 제영재 PD는 MBC ‘무한도전’‘라디오스타’ 등을 연출하며 ‘흥행 보증수표’로 이름을 알렸고 YG엔터테인먼트를 거쳐 올해 초 티캐스트로 이적해 ‘탑골랩소디’를 탄생시켰다. 지상파에서도 보기 힘든 MC와 패널은 사실상 모두 제영재 PD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제영재 PD는 “티캐스트, E채널에서 새로 시작하는데 시끌벅적한 음악쇼가 맞을 것 같았다. 제작 자율성이 보장된 환경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 대표님도 프로그램을 제작을 하셨던 분이라 관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물론 지상파 같은 경우 인프라가 잘 갖춰있고 방송 제작하기 편한 환경이다. 기획사의 경우 지상파와 다른 세련면과 새로운 것에 대한 의지가 있다. 그리고 티캐스트는 시작하는 단계라서 부족하지만 의욕과 열정이 충만하다. 마치 미션을 하나씩 클리어하는 재미도 있다. 팀을 새롭게 만들어 가는데 스스로 본질적인 부분을 다시 점검 하는 계기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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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제영재 PD가 지금의 ‘탑골랩소디’와 같은 경연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은 아니다. 제 PD는 “샘 해밍턴이나 샘 오취리 등 외국인 방송인이 유명한 K팝 노래를 골라 자기 나라에 가서 홍보를 하는 버라이어티를 생각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틀게 됐다. 메인 작가와 이야기 하다 나온 아이디어인데 초반 한 줄 요약처럼 외국인이 K팝 명곡을 자국어로 번안해 부르고 소개하는 것이 참신하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핵심으로 삼아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탑골랩소디’의 매력은 한국어는 물론 노래까지 잘하는 외국인이 펼치는 색다른 무대로 실력있는 참가자 자체가 하나의 관전포인트다. 제작진은 프로그램의 성공을 위해 외국인 노래대회, K팝 커버 영상, SNS상의 인플루언서 등을 촘촘하게 확인하며 출연자를 물색했다.
제 PD는 “한국에서 인디밴드 활동을 하거나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음악에 대한 열정이 넘쳤는데 한국과 K팝 자체가 뜨면서 음악을 하기 위해 서울에 와 있는 친구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코로나19로 못 온 친구도 있고 잠시 본국에 갔다가 못 돌아온 친구도 있다. 자전거가 탄 풍경 노래를 정말 잘 부르는 러시아 쌍둥이나 인도네시아의 의사선생님은 언젠가는 꼭 한번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탑골랩소디’는 다소 비슷한 결을 지닌 음악예능과는 다른 소재와 출연진 그리고 무대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번안곡 부분을 원곡가수에게도 들려드렸는데 너무 좋아하신다. 백지영씨나 박상철씨는 현장에 나오기도 했다. K팝이 다양한 장르를 가지고 있고 다른 언어로 맞아 떨어지는 노래가 있다. 원곡과는 다른 느낌으로 재창조 되는 느낌을 받을때 무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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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과 음악예능의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준 ‘탑골 랩소디’는 오는 4일 가왕전을 마지막으로 시즌1을 마치고 재정비 기간과 거쳐 시즌2를 방송할 계획이다. 제 PD는 “시즌2에서는 우승자 관리하는 것 뿐 것 준비하려고 한다. 특히 매주 6명씩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예선에서 본선으로 올라오는 일반적인 오디션 형태도 고려하고 있다. 지금 시스템은 회차별로 약간 운과 편차가 있는데 그런 점을 보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즌1을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저도 프로그램을 하면서 우리나라 대중 문화의 힘을 느꼈다. 단순하게 방탄소년단과 특정 아이돌만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음악을 사랑하는 저변이 넓다고 느꼈고 제작하면서도 뿌듯함이 있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시즌2로 멋지게 인사드리겠다”고 당부했다.
아직도 많은 시청자들은 제영재 PD를 MBC ‘무한도전’에서의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다. ‘탑골 랩소디’로 티캐스트에서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디딘 그는 “현재는 시즌 2를 준비하고 있는데 향후에는 각 잡고 웃기는 프로그램 한번 해보고 싶다. 요즘 그런 프로그램이 많이 없고 성공 시키기 어렵다. 또 지상파에서는 심의 등으로 못하는 것이 많았는데 더 넓은 대중을 상대로 한번 시도해 보고 싶다”고 기대했다.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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