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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현대카드’ 광고 캡처.

[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현대카드가 최근 새롭게 선보인 광고 캠페인 ‘피플(People) 현대카드’는 눈보다 먼저 귀를 잡아 끄는 음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음악은 광고에서 어떤 구실을 할까? 유난히 음악이 귓가에 맴도는 현대카드 광고들을 통해 살펴봤다.

◇ 명곡의 재해석

지난달 1일부터 시작된 광고 캠페인 ‘피플 현대카드’엔 실제 고객들의 사연이 녹아있다. 직선적인 화법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과거의 현대카드 광고들과 달리 이번엔 현대카드를 사용하는 사람과 그들의 관계를 통해 간접적으로 현대카드가 지향하는 바를 드러내는 방식을 택했다.

무엇보다 서정적인 숨결을 불어 넣어 줄 음악의 힘이 중요했다. 최종 낙점된 음악은 영화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에 삽입된 OST ‘당신의 손을 잡고 싶어요’(I wanna hold your hand)로 비틀즈의 노래를 영화 배우 T.V. 카피오가 다시 부른 것이다. 카피오는 비교적 빠르고 경쾌한 원곡을 느리고 잔잔한 여성의 음색으로 재해석했다. 이 노래는 현대카드의 광고와 만나 수많은 층위의 관계를 아우르는 깊은 울림을 전했다.

같은 달 22일 론칭한 ‘대한항공카드’ 광고에도 영화 ‘더티 댄싱’ OST 수록곡인 ‘내 생애의 시간’(The Time of My Life)가 삽입됐다.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마지막 댄스 파티 장면에서 댄스 교사 자니 캐슬이 열일곱 살의 소녀 프랜시스 베이비 하우스먼의 허리를 붙잡고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동작을 펼치는데 현대카드는 이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 자니와 프랜시스 간의 교감에서 대한항공과 현대카드의 단단한 호흡을 떠올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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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러버’ 광고 캡처.

◇ 음악으로 말하다

현대카드의 광고 속에서 음악은 메시지를 풍성하게 해주는 요소를 넘어 그 자체로 메신저 구실을 하기도 한다. 지난 2월 출시된 디지털러버(DIGITAL LOVER) 론칭 캠페인의 일환으로 뮤지션 크러쉬가 작사·작곡한 음원 ‘디지털러버’를 발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디지털러버가 방구석에서 홀로 스마트폰으로 우주를 경험하며 외로움을 즐길 줄 아는 언택트 라이프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카드였기 때문에 흔한 광고나 영상보다는 음악을 통해 이야기를 건네고자 했다.

음악이 강력한 상징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2월 그 어떤 자막이나 내레이션도 없이 하얀 바탕 위에 오직 사운드 이퀄라이저의 움직임만 표현한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약 5초의 짧은 영상이었지만 반응은 뜨거웠다. 배경 음악이 영국의 록 밴드 오아시스의 곡이었기 때문이다. 앞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20 폴 매카트니’와 ‘현대카드 슈퍼콘서트22 콜드플레이’의 개최 소식을 알리며 같은 형식의 광고를 선보였던터라 오아시스의 내한을 알리는 티저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증폭됐다.

그로부터 며칠 뒤 그 주인공이 ‘코스트코’라는 점이 밝혀졌다. 사운드 이퀄라이저 화면 속에서 흔들리던 빨간선과 파란선이 코스트코의 로고로 변하는 ‘코스트코×현대카드 만남’ 편이 공개된 것이다. 이미 해체해 내한 공연의 가능성이 없었던 오아시스에 대한 안타까운 오마주를 유쾌하게 풀어낸 이 캠페인을 통해 현대카드와 코스트코의 조우 또한 역사적인 이벤트가 되리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각인시켰다.

konplash@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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