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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이정도면 신드롬이다. ‘무서운 10대’ 김주형(18·CJ대한통운)이 한국프로골프(KPGA) 최연소 우승 기록을 경신했다.
김주형은 12일 전북 군산컨트리클럽 리드·레이크코스(파71·7130야드)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군산CC 오픈(총상금 5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1보기 1개를 바꿔 70타를 적었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로 역시 ‘무서운 10대’로 꼽히는 김민규(19)를 2타 차로 제치고 코리안투어 첫 승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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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113위로 특전(세계랭킹 300위 이내 출전 자격 부여)을 받아 이번 대회에 출전한 김주형은 첫 날 1타 차 뒤진 공동 2위(6언더파 65타)로 출발했지만 2라운드에서 1타를 줄이는데 그쳐 2타 차 공동 4위로 미끄러졌다. 그러나 무빙데이였던 지난 11일 하루에만 7타를 줄여 1타 차 단독선두로 올라선 뒤 최종라운드에서도 그 기세를 이어갔다. 코리안투어 개막전이던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에서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을 따냈지만 “지나간 일에 연연하지 않는 성격이다. 선배들에게 하나라도 배운다는 기분으로 즐겁게 대회에 임하겠다. 우승 기회가 오면 욕심을 내 볼 것”이라며 당찬 모습을 보였다.
남다른 포부는 데뷔 두 번째 대회만에 우승을 차지해 코리안투어 프로선수 최연소 우승(18세 21일) 타이틀을 끌어 왔다. 지난 2011년 NH농협 오픈에서 이상희가 19세 6개월 10일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기록을 9년 만에 1년 6개월 여 앞당기는 파란을 일으켰다. 아마추어까지 범위를 확장하면 김대섭이 1998년 한국오픈에서 기록한 17세 2개월 20일이 최연소 기록이다. 김주형은 “그동안 훈련했던 게 생각난다. 항상 한국에서 우승을 꿈꿔왔는데 드디어 이뤄내 행복하다. 최연소 우승을 했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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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록을 달성한 김주형은 내친김에 KPGA 입회 후 최단기간(3개월 17일) 우승 신기록도 작성했다. 김경태(34·신한금융그룹)가 지난 2008년 4개월 2일 만에 우승을 따내 불멸의 기록으로 남아있던 것을 1개월 당겼다. 코리안투어 첫 승으로 이미 ‘신기록 제조기’ 대열에 이름을 올린 셈이다. 덕분에 다음 대회부터 코리안투어 멤버 자격으로 출전하게 됐고, 2023년까지 시드를 손에 넣었다. 이날 우승으로 상금 1억원을 보탠 김주형은 상금랭킹 1위(1억 5000만원)로 뛰어 올랐다. 제네시스 포인트도 1위에 올라 말그대로 화려한 데뷔에 성공했다. 김주형은 “솔직히 지난주 준우승하고 엄청 속상했다. 겉으로는 ‘괜찮다’고 말했지만, 일부러 속상한 것을 내색하지 않았다. 긴장할 때마다 열심히 훈련한 것을 떠올렸고 ‘끝까지 한 번 잘해보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깜짝 고백(?)을 해 웃음을 자아냈다.
두 살 때 한국을 떠나 중국, 필리핀, 태국, 호주 등에서 골프를 익힌 김주형은 15세에 태국 프로골프투어에 데뷔해 될 성부른 떡잎이라는 점을 과시했다. 지난해 11월 17일에는 파나소닉오픈 인디아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 아시안투어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미국프로골프투어(PGA)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것과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것이 꿈”이라는 원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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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라운드에서는 2번홀(파5)에서 보기를 적어 재미교포 한승수(35)에게 공동 선두 자리를 내줬다. 14번홀까지 엎치락 뒤치락하던 빗속 혈투는 15번홀(파4)에서 갈렸다. 김주형이 2.4m짜리 버디 퍼트를 컵에 떨어뜨린 반면 한승수는 2m 파 퍼트를 놓쳐 2타 차로 벌어졌다. 한승수는 17번홀(파3)에서 버디를 낚아 1타 차로 추격했지만, 마지막 홀에서 티 샷을 헤저드에 빠뜨려 2타를 잃고 3위(13언더파 271타)로 떨어졌다. 코스 레코드 타이인 9언더파 62타를 친 김민규가 준우승 영예를 안았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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