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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저는 힘들지 않은데…”
주권(KT)은 13일 기준 KBO리그 소속 투수 중 가장 많은 경기(32경기)에 출전했다. 32.2이닝을 소화해 순수 불펜 투수 중에서도 가장 많은 이닝을 책임졌다. 시즌 초반 KT 불펜이 집단 난조를 보일 때 주권만은 제 페이스를 유지했고, 말 그대로 고군분투했다. 이강철 감독도 승부처라 생각될 땐 주저없이 주권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주권 등판 빈도가 늘어나면서 일각에서 ‘혹사’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관리 야구가 KBO리그에 정착되면서 특정 투수의 등판 횟수가 늘어나면 혹사 논란은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명투수 출신으로 투수 조련에도 일가견이 있는 이 감독은 웬만하면 3연투를 시키지 않는다. 주권도 아직 3연투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등판하는 횟수가 빈번해지면서 주권에게도 ‘혹사’ 프레임이 씌워지기 시작했다. 이 감독에게도, 주권에게도 부담스러운 프레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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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은 13일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불펜이 좋지 않을 때도 혼자 한다는 생각보다 주변 동료들과 같이 버틴다는 마음으로 던졌다”고 밝힌 주권은 “그동안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게 약이 됐다. 작년 불펜에서 풀타임을 치르면서도 체력적인 문제가 없었다. 그저 지금은 아프지 않은게 가장 좋다”면서 체력부담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혹사 논란을 스스로 일축했다.
꾸준히 관리에 신경써주는 이 감독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표현했다. 주권은 “감독님께서 항상 고생한다고 말씀해주신다. 자주 믿고 내보내주시는 것에 감사하다. 주변에서 걱정이 많은데 힘든 건 전혀 모르겠다. 그만큼 관리도 잘 해주신다. 자주 써도 되고 자주 나가도 된다”면서 남몰래 속앓이를 하고 있는 이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주권이 고군분투 하는 사이 좋지 않았던 KT 불펜은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팀도 5연속 위닝시리즈(3연전 중 2승 이상)를 질주하며 상승세를 탔다. 주권은 “팀 분위기도 좋고, 전체적인 페이스도 올라와 있다. 지금 상태만 유지한다면 충분히 가을야구를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지금보다 더 높은 곳을 응시했다.
superpow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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