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등번호 뽐내는 기성용
기성용이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FC서울 입단 기자회견에서 등번호를 보여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기성용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FC서울 소속으로 K리그 80경기 출전, 8골 12도움으로 활약한 뒤 해외 진출을 해 스코틀랜드 셀틱FC, 스완지시티, 선덜랜드, 뉴캐슬유나이티드 등을 거쳐 11년 만에 친정팀으로 복귀했다. 기성용은 FC서울과 3년6개월로 입단계약을 했으며 구체적 계약 조건은 상호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2020. 7. 22. 박진업기자 upandu@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옛 영광의 기억을 지닌 기성용이 돌아왔으니 서울도 명성을 되찾을 일만 남았다. 다만 최용수 감독이 기성용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렸다.

서울은 국내 최고 기량을 자랑하는 미드필더 기성용을 품었다. 올 시즌 깊은 부진에 빠졌던 서울은 스타 영입으로 잔여 시즌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몸에 좋은 약도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 ‘명약’이 될 수도, ‘독약’이 될 수도 있다. 기성용은 공수에 걸쳐 모든 포지션에서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서울은 미드필더 자원이 많다. 자칫 기성용만 바라보다가 기존 구성원의 조직력이나 분위기가 흐트러질 수 있다. 서울을 이끄는 최용수 감독 또한 이 고민을 기성용과 나눴다. 기성용은 22일 입단 기자회견에서 “팀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최용수 감독과) 대화했다”며 “팀에는 내 포지션에 선수가 많은 것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최고의 카드를 손에 쥔 최 감독의 기성용 활용법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교통정리를 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고민할 수 있는 건 기성용이 주로 뛰었던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용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존 자리를 지키는 오스마르와 역할이 겹친다. 하지만 오스마르가 스리백의 중심으로 빌드업에 관여하는 포지션도 소화 가능하기에 역할 분담만 이뤄진다면 그간 흔들린 서울의 수비라인에 안정을 찾을 수 있다. 더구나 기성용은 주세종과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호흡을 맞춘 적 있어 허리라인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기성용 역시 “주세종은 월드컵도 함께 뛰었기에 상당히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공격적으로 활용하는 차선책도 있다. 서울에는 알리바예프, 고요한, 한찬희, 한승규 등 기존 주전 자원이 충분하다. 그렇기에 최 감독이 기성용을 공격적으로 배치할지는 의문이다. 다만 공격적으로 전진 배치하는 것도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라 고려해볼만하다. 기성용은 “(팀에) 함께 뛰어 본 박주영, 윤영선, 고요한 등이 많기에 충분히 내 기량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기성용은 지난달 25일 입국 뒤 2주간 자가격리를 거쳐 차의과대학교 홍정기 교수와 몸을 끌어올리며 복귀를 준비했다. 실전 감각만 해결하면 기성용은 최고의 기량을 되찾을 수 있다. 그는 이미 K리그의 흐름을 머리로 익히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스페인 라리가가 정지된 상황에서 여유가 많던 기성용은 K리그를 지켜봤다. 그는 전북과 울산을 비롯해 상위권 전력을 파악하고 있다. 기성용은 “서울 경기를 많이 봤다. 조금 더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진다면 괜찮을 것”이라며 “전북과 울산을 제외하면 큰 차이가 없어 서울이 다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1년 전 기성용이 팀을 떠날 때와 팀의 위상은 많이 달라졌다. 기성용은 “(현재 위상에)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다. 모든 팬 역시 아쉬움이 있을 것”이라며 “서울을 대표하는 구단이기에 K리그에서 모범이 돼야 한다. K리그를 리딩하는 구단이 돼야 한다. 내가 왔다고 바로 바뀌진 않겠지만 조금씩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오랜만에 국내 복귀로 강하게 동기부여된 상태다. 기성용은 “매주 내게 기대를 할 것이고 기대에 못 미쳤을 때 여러 말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면서 “지금부터 큰 동기부여를 가지고 K리그에서 활약하면 제2의 전성기가 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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