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공정위원회는 2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회의를 열어 고 최숙현 선수 폭행, 가혹행위 가해자들의 재심을 심의했다.정다워기자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가 고 최숙현 선수 폭행, 가혹행위 가해자들의 재심 신청을 기각했다.

체육회 공정위는 2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제48차 회의를 열고 최숙현 선수에 지속적으로 폭행, 가혹행위를 가한 혐의를 받는 경주시청 소속의 김규봉 감독과 여자선배 장윤정, 남자선배 김도환의 재심 신청을 기각했다. 이들은 지난 6일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 김 감독과 장윤정은 영구제명, 김도환은 10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들은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상위 기관인 체육회 공정위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징계 수위는 달라지지 않았다.

이날 회의는 오후 2시10분경 시작해 약 3시간30분간 이어졌다. 가해자들은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김병철 공정위원장과 위원 11명, 총 12명이 자리해 논의를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가해자들에게 소명 기회를 부여했지만 모두 참석하지 않아 혐의자들이 제출한 자료와 증거, 진술, 조서 등을 심도 있게 검토해 종합적으로 판단했다”라면서 “3인의 재심 신청을 모두 기각하기로 의결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어떤 경우라도 더 이상 폭력은 체육계에서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함께했다. 폭행 사실을 어렵게 진술하고 협조한 여러 선수들의 2차 피해도 우려해야 한다고 체육회에 건의했다”라며 이들의 재심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자칫 가해자들의 징계를 경감할 경우 이번 사건에 대해 입을 연 다른 피해자들이 추가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김 감독을 비롯해 장윤정, 김도환 등 가해자들은 최숙현 선수의 전 소속팀인 경주시청 소속이다. 한 팀에서 오랜 기간 최숙현 선수에 폭행과 폭언 등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숙현 선수는 지난 2월 가해자들을 고소하고, 4월 체육회, 철인3종협회 등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최숙현 선수의 노력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고, 결국 그는 지난달 극단적 선택을 하며 세상을 떠났다.

체육회 결정으로 사실상 김 감독과 장윤정, 김도환 등 가해자들은 종목에서 퇴출 수순을 밟게 됐다. 김 감독과 장윤정은 징계가 해제되지 않는 이상 돌아올 수 없고, 김도환의 선수 생명도 끝났다고 볼 수 있다.

같은 날 오전 체육회 이사회는 철인3종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하고 책임 소재를 철저하게 파악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현재도 발생하고 있을지 모를 폭행 실태를 파악해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현장 지도자의 징계 기준을 강화하는 등 관리 대책을 강화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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