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 김구라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방송인 김구라와 이경규가 나란히 단독 웹예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입지적인 위치에 오른 MC들의 TV와 웹 투트랙 행보에 기대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돌직구’ 화법으로 유명한 김구라와 이경규가 기존의 TV 예능 테두리에서 벗어나 각각 새로운 플랫폼으로 색다른 실험을 진행 중이다. 먼저 김구라는 지난 3월부터 KBS 웹예능 ‘구라철’을 통해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구라철’은 김구라가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들에 대해 거침없는 질문을 날리는 프로그램. 간간이 브이로그를 통해 여자친구와 동거 중임을 깜짝 발표하는 등 구독자들과도 소통 중이다.

‘예능 대부’ 이경규도 생애 첫 디지털 콘텐츠에 도전한다. 최근 카카오M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 디지털 콘텐츠에 출연을 확정지은 것. 제목은 ‘찐경규’로, 제작에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모르모트’로 활약한 권해봄 PD가 함께한다. ‘찐경규’는 TV에서 디지털로 영역 확장에 나선 이경규가 첫 메인 연출을 맡게된 권 PD와 제작진을 진두지휘하며 펼쳐지는 디지털 예능 도전기를 그린다.

디지털 콘텐츠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두 MC를 변화의 선두에 놓인 플랫폼의 전면에 세웠다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매체 환경이 급변하면서 콘텐츠 소비 방식 자체가 크게 변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방송의 전성기를 경험한 MC들이 기존 방송 예능의 울타리를 벗어난 시도에 나선다는 점만으로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한 방송 관계자는 “무례함의 선을 넘지 않으면서 거침없는 질문을 날리는 화법이 두 MC의 강점인데, 그러한 캐릭터를 새로운 플랫폼으로 가져와 자신들의 가치를 확장 시키는 시도들을 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고 말했다.

구라철

유튜브의 주 시청층이 1020세대를 넘어 5060세대로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웹예능의 주된 소비층은 1020세대에 집중돼 있다. 김구라와 이경규가 1020세대가 주소비층인 디지털 콘텐츠에서 소구력이 있을까 우려 지점도 있지만, 이를 역으로 이용한다는 점도 ‘구라철’과 ‘찐경규’가 맞닿은 지점이다. 실제로 ‘구라철’은 선을 넘을 듯 말 듯 한 화법과 빠른 편집 기법의 요즘 트렌드와 가까운 포맷이 그 트렌드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김구라와 만나면서 의외로 신박한 통쾌함을 선사하고 있다. ‘찐경규’ 역시 아직 공개 전이지만, ‘호통령’ 이경규가 연출 욕심을 내는 권해봄 PD를 휘두르면서 ‘디지털 세상’에 적응해가는 좌충우돌의 모습이 재미를 자아낼 것으로 보인다.

김구라와 이경규를 앞세우면서 자연스럽게 디지털 콘텐츠의 시청층 확장도 기대해볼만 하다. ‘구라철’과 ‘찐경규’ 모두 김구라와 이경규의 이름을 내건 콘텐츠인만큼 다양한 연령대를 아우르는 개인 브랜드의 힘이 막대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라철’ 역시 웹예능임에도 시청층 대다수가 3040세대 남성이다. 관계자들 역시 김구라와 이경규의 투트랙 행보가 웹예능과 TV 시청층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라철’을 연출한 유정아 PD는 “콘셉트가 아닌 김구라 씨가 실제로 궁금해서 던지는 질문들이 콘텐츠가 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동년배 남성 구독자들의 관심사와 관점이 많이 반영돼 공감해주시고 때론 속시원하다고 해주시는 거 같다”고 말했다.

카카오M 역시 모바일 콘텐츠 제작의 본격화를 알린 카카오M 콘텐츠 라인업의 선구자로서 이경규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카카오M 측은 “트렌드를 이끌며 TV 예능의 획을 그었던 이경규 씨가 전세계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의 개척지인 디지털 콘텐츠에 도전한다면 디지털 예능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며 이경규 역시 전연령층의 구독층을 사로잡을 것이란 자신감을 보였다고 전했다. 꾸준한 방송 활동으로 중장년층에게도 친숙한 인물인데다 이경규는 채널A ‘도시어부’, KBS2 ‘편스토랑’ 등으로, 김구라는 MBC ‘라디오스타’ 등의 인기에 힘입어 젊은 층에게도 호감 있는 연예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앞으로 플랫폼을 오가며 펼칠 이들의 투트랙 행보에 대한 긍정적인 시너지가 기대되고 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구라철’ 화면 캡처,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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