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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바람과 러프를 지배하는자, 한국프로골프(KPGA) 최고 선수로 이름을 올린다.
제63회 KPGA 선수권대회가 열린 경남 양산의 에이원컨트리클럽 남, 서코스(파70·6950야드)에서는 깊은 탄식이 그치지 않았다. 5년째 이 곳에서 KPGA 선수권을 개최했는데 올해는 특히 러프가 길어 코리안투어 최고 스타들도 진땀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이날 6~7m/s 수준의 바람이 대회장을 휘몰아쳤고, 몸이 휘청거릴 정도의 강풍도 선수들의 클럽 선택을 방해했다. KPGA 선수권을 제패하면 5년간 코리안투어 시드를 받을 수 있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인 CJ컵 출전권까지 거머쥘 수 있으니 악조건 속에서도 최상의 스코어를 내기 위한 선수들의 열정이 필드를 달궜다.
첫 날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바꿔 4언더파 66타로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린 ‘쾌남’ 강경남(37·동양네트웍스)은 “바람이 정말 강하게 불었다. 방향도 예측할 수 없어 경기 시작 전부터 ‘점수를 줄이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티샷을 무조건 페어웨이 위로 보내려고 애를 썼는데, 전반에 한 두 번밖에 지키지 못했다. 그나마 중거리 퍼트가 잘 들어가 이정도 스코어를 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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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투어 베테랑인 강경남도 올해 KPGA 선수권대회 코스 세팅은 손에 꼽을만큼 어렵게 느꼈다. 그는 “공이 러프에 빠지면 빼내기도 어려울 정도로 러프가 길다. 해외에서도 뛰어봤지만 이번 대회처럼 러프가 긴 곳은 처음이다. 코스 매니지먼트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50㎜수준이던 러프는 올해 100㎜로 훨씬 길다. 그린주변 러프도 60㎜ 수준이니 클럽 선택은 물론 볼 컨트롤에도 애를 먹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변별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인데, 핀 위치도 까다롭고 강풍까지 불어 한숨이 터져나왔다.
강경남과 함께 라운드 한 권성열, 김우현 등도 “핀 위치가 최종라운드 처럼 꽂혀 있다. 핀 위치를 어떻게 하면 이렇게 어렵게 설정할 수 있을지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혀를 내둘렀다. 150명 넘게 출전한 선수들 중 언더파로 첫 날을 마친 선수가 20명 남짓에 불과하다.
아직 3라운드나 남아있어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 날씨 변수까지 도사리고 있어 말그대로 ‘자연에 순응하는 최고의 플레이어’만이 KPGA 선수권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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