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두산 김민규,
두산 베어스 김민규. 사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두산이 신인의 힘으로 악재를 이겨내고 있다.

부상 악령, 외부 논란으로 신음하던 두산에 솟아날 구멍을 만든 건 신인의 재발견이다. 젊은 피가 수혈된 마운드는 오히려 더 견고해졌고, ‘경험치‘가 중요한 내야 수비나 안방도 어린 선수들이 주전 빈자리를 잘 채워나가고 있다.

이용찬에 이어 크리스 플렉센까지 장기 이탈한 상황, 올시즌 처음 1군 마운드에 오른 선수들이 반전의 호투 릴레이로 활기를 불어넣었다. 스타트는 이적생 이승진이 끊었다. 21일 잠실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7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사령탑의 극찬을 얻어냈다. 비록 승리 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안정적인 제구력과 빠른 볼을 앞세워 미래 선발 재목임을 증명해냈다. 이승진의 승리 아쉬움은 김민규가 곧바로 털어냈다. 22일 인천 SK전에서 대체 선발 기회를 얻은 김민규는 5이닝 3탈삼진 무실점, 데뷔 첫 선발승까지 거두며 탄탄대로를 예고했다.

포수 최용제는 말 그대로 ‘꽃길’을 걷는 중이다. 21일 롯데전에선 끝내기 안타로 팀을 구해내는 등 타격에서도 재능을 보였고, 리드도 안정적이다. 1군에서 제대로 뛴 지 두 달도 되지 않았으나, 수훈 선수 인터뷰는 벌써 세 차례나 했다. 그만큼 스타성이 있다. 허경민 대신 3루를 지키는 이유찬도 빠른 발과 민첩한 플레이로 내야를 잘 지켰고, 최근엔 타격감까지 끌어올리며 차기 주전 내야수로 우뚝 섰다.

[포토]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키움에 역전패한 두산
두산 선수들이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최근의 두산은 올시즌 가장 힘겨운 시기를 겪고 있다. 6월부터 따라다니던 부상 악령은 여름 막바지까지 두산을 괴롭혔다. 허경민은 지난 20일 왼쪽 종아리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벌써 세 번째다. 중심 타자 오재일, 캡틴 오재원도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이탈했고 필승조 주축 함덕주도 팔꿈치 부상을 완전히 털어내지 못했다. 안방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정상호와 박세혁이 2군에 내려가 있는 상황, 주축 선수들의 이탈은 고스란히 성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외부 문제까지 발목을 잡았다. 1군 선수 두 명이 7월 말 부산 원정 당시 유흥업소에서 음주한 사실이 발각돼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전 국민이 외출에 신중한 상황 터진 일이고, 팀 성적이 좋지 않은 때라 질타는 배가 됐다.

완전히 무너질 수 있는 시기, 두산은 ‘화수분 야구’의 명가답게 뉴 페이스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김 감독은 믿음의 선수 기용을 하는 편이다. 활약이 보장되거나 실력이 증명된 선수를 주로 내세우는 편인데, 그런 김 감독도 올시즌엔 새로운 자원들에게 기회를 고루 나눠줄 만큼 팀 분위기 쇄신에 힘을 쏟고 있다. 신인들의 생각지 못한 활약은 내려앉은 팀에 생기를 불어넣기 마련이다.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 악재 속, 두산의 유일한 믿을 구석이다.

younw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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