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등번호 뽐내는 기성용
기성용이 지난달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FC서울 입단 기자회견에서 등번호를 보여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내겐 특별한 경기가 될 것이다. 그라운드에서 만나면 기분이 묘할 것 같다.”

기성용은 지난달 22일 FC서울 복귀 기자회견에서 ‘절친’ 이청용(울산 현대)과 K리그 그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을 묻는 말에 이렇게 말했다. 나란히 서울에서 프로로 데뷔해 지난 2009년 유럽 리그에 진출했던 둘은 올해 11년 만에 K리그 복귀를 추진했고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었다. 유럽에서 전성기를 누빌 때만 하더라도 훗날 서울에서 다시 의기투합할 것으로 여긴 기성용과 이청용은 얄궂게도 적이 돼 K리그에서 격돌하게 됐다. 복귀 기자회견에서 자연스럽게 이청용 얘기가 나온 이유다.

마침내 ‘그 날’이 다가왔다. 서울과 울산은 3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18라운드에서 격돌한다. 이청용은 지난 3월 울산에 합류해 이미 리그 12경기(3골1도움)를 소화하며 팀에 녹아들었다. 반면 올 여름 친정팀에 돌아온 기성용은 아직 공식전을 한 경기도 치르지 못했다. 서울 복귀 직후 발목 부상 여파로 재활에 전념하다가 최근 들어 팀 훈련에 합류했다. 그는 직전 4개월간 몸담은 스페인 라리가 마요르카에서 코로나19 여파로 리그가 중단돼 공식전을 1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실전 체력을 끌어올리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러나 서울 관계자에 따르면 기성용은 최근 연습 경기에 출전할 정도로 몸 컨디션을 상당 부분 끌어올린 상태다. 즉 90분 풀타임 출전은 어려울 수 있으나 경기 상황에 따라 후반 교체 출전은 가능한 수준이다.

다만 김호영 감독 대행은 기성용의 복귀전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 감독 대행이 지휘봉을 맡은 이후 서울은 3승1무 무패 가도를 달리고 있다. 기성용이 뛸 중원에서 김원식이 제몫을 해주면서 헐거웠던 수비진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팀이 오름세를 타고 있는 만큼 김 감독 대행은 기성용에게 더욱더 몸을 끌어올릴 여유를 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경기의 상징성과 더불어 선두를 달리는 울산 원정 경기인 만큼 상황에 따라 ‘빅매치 경험’이 풍부한 기성용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있다. 서울 측 한 관계자는 “기성용이 울산 원정 엔트리엔 포함될 것 같다. 그라운드를 밟는다면 후반 교체 출전이 예상된다. 애초 구단에서는 홈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르기를 바랐는데 다시 무관중으로 전환돼 김이 빠졌다”고 아쉬워했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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