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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전례가 없는 일이지만 ‘스포츠와 폭력은 공존할 수 없다’는 대전제를 따랐다. NC가 2021년 신인 1차 지명자로 선택한 김유성(19·김해고)과의 계약교섭권을 포기했다.
NC 구단 관계자는 27일 “25일부터 김유성 선수에 대한 과거 사실 확인과 내부 논의를 진행했다. 원리와 원칙대로 결론을 짓기로 했고 김유성 선수의 1차 지명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비위행위를 범한 선수를 영입할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고 밝혔다. NC 구단은 1차 지명일인 24일 저녁 구단 SNS 댓글을 통해 김유성의 중학교 3학년 시절 학교폭행을 인지했다. 다음날 김유성 어머니와 접촉해 2017년 김유성이 학교폭력위원회로부터 출석정지 5일 조치를 받았던 것을 확인했다. 이후 김유성은 창원지방법원의 판결에 따라 20시간의 심리치료 수강, 4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받고 이를 수행한 바 있다.
3년전 일이지만 김유성의 과거 학교폭력 사실에 따른 파장은 컸다. 무엇보다 피해자가 당시 물리적·언어적 폭행으로 인해 야구를 그만뒀고 지금도 고통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어머니는 “김유성측이 단 한 번도 진심어린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NC팬들은 지명권 철회를 요구했고 국민청원게시판에도 게시물이 올라왔다. 그러면서 지명 발표 3일 후 NC 구단은 김유성의 1차 지명을 철회했다. NC 구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선수는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을 행사했다. 피해를 입은 학생과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우리 구단 또한 1차 지명 과정에서 해당 선수의 사건을 꼼꼼하게 확인하지 못했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구단은 앞으로 신인 선수를 선발할 때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구단은 한국프로야구에서 불법, 비윤리적 행위를 방지하는 일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NC의 1차 지명 철회는 학교폭력을 향한 경종이 될 전망이다. 아무리 과거에 범한 실수라고 해도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자는 프로무대에 오를 수 없고 대중 앞에 설 수 없다. 이대로라면 3년 전 1차 지명을 받고 넥센(현재 키움)에 입단한 안우진이 학교폭력에도 불구하고 그라운드에 오른 마지막 케이스가 될 수 있다. 2018년 1월 안우진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고교시절 학교폭력에 따른 3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넥센 구단도 구단 자체적으로 안우진에게 5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지만 징계 후 안우진은 꾸준히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NC 구단 관계자는 “타팀 사례도 시간순에 따라 확인했다”고 밝혔다. 넥센 구단의 사례를 참고는 했지만 다른 결론을 냈다는 의미다.
NC의 이번 선택을 시작으로 타구단도 유망주의 과거 행적을 파악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학교폭력 사실이 확인될 경우 지명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수도권 A구단 관계자는 “구단은 야구를 지켜보시는 팬들의 요구를 듣고 팬들의 기준을 따라야 한다. 이번 사건 중심에 야구팬들의 청원이 있었던 것 아니겠나”라며 “학교폭력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다면 NC로부터 시작된 움직임도 가속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다른 수도권 B구단 관계자는 “NC가 쉽지 않은 결정을 했다”면서도 “이제는 야구를 지켜보시는 팬분들의 의견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구단도 신인지명에 좀더 신중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학교폭력과 같은 중대 사안을 지명에 앞서 확인할 수 있다면 이번과 같은 논란이나 사건도 줄어들 것이다. 우리 구단 또한 앞으로 보다 철두철미하게 확인한 후 지명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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