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와 황인범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황의조(왼쪽)와 황인범. 최승섭 박진업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황의조(28·지롱댕 보르도)와 황인범(24·루빈 카잔) ‘투황’이 새 시즌 초반부터 소속팀 내 주전 입지를 확고히 하면서 공격포인트까지 쌓고 있다. 손흥민(토트넘) 외에 A대표팀 주력 요원으로 뛰는 ‘코리언 유럽파’의 활약을 접하기 어려웠던 파울루 벤투 감독으로서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황의조는 31일(한국시간) 프랑스 앙제 레몽 코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프랑스 리그1 2라운드 앙제 원정 경기에 선발 출격, 팀의 두 번째 골을 도왔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그는 수시로 오른쪽을 오가며 폭넓게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리고 팀이 1-0으로 앞선 전반 27분 토마 바시치의 추가골을 도왔다.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뒤 중앙으로 드리블한 황의조는 상대 수비에 걸려 넘어지는 듯했으나 끝까지 중심을 잃지 않고 왼발로 패스했다. 바시치가 이어받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왼발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집념의 패스 하나가 골로 이어졌다. 후반엔 두 차례 오른발 슛을 때렸으나 아쉽게 상대 골키퍼에게 가로막혔다. 하지만 후반 33분 사무엘 칼루와 교체돼 물러날 때까지 공격진에 힘을 불어넣으면서 보르도의 리그 첫 승을 이끌었다.

황의조는 지난 시즌 보르도 입단 첫 해 6골 2도움(24경기)을 기록했다. 시즌 막바지인 지난 2월에만 3골을 몰아치며 오름세를 탔는데 아쉽게 코로나19 여파로 리그가 조기 종료됐다. 이후 자신을 영입한 파올로 수자 감독이 팀을 떠났고 장 루이 가세 감독이 부임했다. 하지만 프리시즌 평가전에서 2도움을 기록하는 등 경쟁력을 다시 입증하면서 올 시즌에도 붙박이 날개로 자리 잡았다.

같은 날 황인범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탐보프와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홈경기에서 도움을 기록했다. 새 시즌을 앞두고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밴쿠버 화이트캡스를 떠나 러시아 무대에 입성한 그는 적응 속도가 무척 빠르다. 카잔과 계약한 지 9일 만인 지난 23일 CSKA모스크바 원정에서 후반 교체 선수로 데뷔전을 치르더니 27일 FC우파전에서는 데뷔골까지 터뜨렸다. 그리고 이 날 입단 3경기 만에 처음으로 선발 기회를 잡았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그는 팀이 1-2로 뒤진 후반 45분 예리한 코너킥으로 조르제 데스포토비치의 동점골을 도왔다. 카잔은 2-2 무승부를 거두면서 황인범 합류 이후 3경기 연속 무패(2승1무) 가도를 달렸다.

레오니드 슬러츠키 감독은 힘을 앞세운 기존 공격진에 황인범의 기술을 이르게 녹이고 있다. 황인범은 공격포인트 뿐 아니라 장기인 드리블과 예리한 침투 패스를 뽐내며 원톱 데스포토비치와 시너지를 내고 있다. 한국이 2년 전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독일을 꺾은 역사적인 장소 카잔에서 스스로 존재를 알리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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