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벨기에 신트트라위던 이승우는 14일 새벽(한국시간) 신트트라위던 헬 반 스타엔에서 끝난 2020~2021시즌 정규리그 5라운드 앤트워프와 홈경기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출처 | 신트트라위던 홈페이지 캡처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마침내 긴 터널을 빠져나왔다.

‘축구 아이돌’ 이승우(22)가 1년여 만에 벨기에 무대 데뷔골을 신고했다, 또 유럽 1군 커리어 처음으로 멀티골을 완성,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이승우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신트트라위던 헬 반 스타엔에서 열린 2020~2021시즌 벨기에 주필러리그(퍼스트디비전A) 5라운드 앤트워프와 홈경기에 측면 공격수로 3경기 연속 선발 출격, 멀티골을 터뜨렸다. 데뷔골까지 킥오프 1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상대 진영으로 번개 같은 달려든 그는 파군도 콜리디오의 원터치 패스를 받아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간결한 왼발 슛으로 상대 오른쪽 골문을 갈랐다. 이어 1-1로 맞선 전반 23분 두 번째 골 맛을 봤다. 상대 수비 실수를 틈타 모리 코나테가 달려들었고 공은 왼쪽에 있던 이승우에게 흘렀다. 재빠르게 낚아챈 그는 전진한 골키퍼를 보고 오른발로 감아 차 골망을 흔들었다.

이승우가 클럽 소속으로 골을 넣은 건 지난 2018년 12월30일 헬라스 베로나 소속으로 뛴 세리에B(2부·2018~2019시즌) 포지아전 이후 623일 만이다. 1부리그에 국한하면 베로나가 세리에A에서 활동하던 2018년 5월5일(2017~2018시즌) AC밀란전 이후 862일 만이다.

‘오뚝이 정신’으로 스스로 반전을 꾀한 것이어서 더욱더 의미가 깊다. FC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인 그는 1군에서 기회를 잡지 못해 애를 태우다가 이탈리아로 무대를 옮겨 커리어 전환점을 놓았다. 그러나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하면서 설 자리를 잃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여름 빅리그 꿈을 잠시 접고 중소리그로 평가받는 벨기에 리그를 선택했다. 하지만 리그 초반부터 코치진과 갈등을 빚는 등 팀에 녹아드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반기 단 1경기를 뛰는 데 그쳤다. 후반기에 부임한 밀로스 코스티치 감독 체제에서 신임을 받으며 출전 시간을 늘렸는데, 이번엔 코로나19 여파로 리그가 조기 종료되는 불운을 겪었다.

쓸쓸하게 귀국한 이승우는 지난 여름 K리그1 빅클럽 전북 현대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한 번 더’ 유럽에서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리고 프리시즌서부터 케빈 매스켓 신임 감독에 눈에 든 이승우는 개막 이후 2경기에서는 일본의 ‘2000년생’ 신예 나카무라 게이토가 왼쪽 윙어 주전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교체 요원으로 뛰며 제 가치를 발휘하더니 3라운드부터 주전으로 우뚝 섰고 마침내 5라운드에 공격 포인트로 존재를 알렸다. 신트트라위던은 지난 2017년부터 일본인 구단주가 이끌면서 다수 일본 선수가 뛰고 있다. 올 시즌에도 5명(스즈키 유마, 나카무라, 이토 다쓰야, 마츠바라 코, 다니엘 슈미트)이나 합류했다. 이승우는 측면 공격수 자리를 두고 나카무라, 이토와 경쟁하는 구도였는데 한결 나은 경기력으로 주전 자리를 찜하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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