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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월드컵경기장 전경.대전 | 정다워기자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2부리그인 K리그2의 대전하나시티즌 소속 선수 1명이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내 프로축구 선수로는 첫 사례다.

대전 구단에 따르면 이 선수는 24일 전남 드래곤즈 원정경기를 마친 후 팀 동료 3명과 서울로 올라가 지인을 동반한 식사 자리를 가졌다. 이후 이 선수는 26일 저녁 대전에 위치한 선수단 숙소로 복귀했다. 27일 오전 당시 식사 자리에 동석한 지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구단에 보고, 격리 조치됐다. 직후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한 결과 3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고, 이 선수에게서만 양성 반응이 나왔다. 대전은 간접 접촉이 있는 선수들을 격리했고, 일부 선수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28일에는 선수단 전수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대전에서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K리그2 일정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프로축구연맹의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확진자와 접촉자는 최소 2주간 자가격리를 실시해야 한다. 격리기간 중에는 단체훈련이 불가능하다. 더불어 접촉자 범위에 해당하는 팀의 경기는 최소 2주 순연된다. 사실상 다음달 10일까지 대전은 마비 상태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주말 FC안양전은 물론이고 다음달 7일로 예정된 경남FC와의 리그 최종전까지 정상적으로 치를 수 없게 됐다. 역학조사관의 조사 결과에 따라 프로축구연맹은 일정 재개 시점을 결정해야 한다.

그나마 K리그2 다른 팀들과 접촉하지 않은 게 다행이기는 하지만 대전으로 인해 전체 일정이 꼬이는 분위기다. 현재 K리그2에서는 치열하게 플레이오프 진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 이랜드(승점 38)가 단독 3위에 올라 있는 가운데 경남과 대전, 전남 등 세 팀이 36점으로 동률을 이루고 있다. 대전은 다득점에 의해 플레이오프 진출권 밖인 5위에 머물고 있지만 남은 두 경기에 결과에 따라 진출할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 있다.

대전이 경기를 치르지 못하면 최종 순위도 결정할 수 없기 때문에 2주가 넘는 시간을 하염 없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특히 대전의 상대인 안양과 경남이 허망하게 경기를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안양의 경우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지만 경남은 4위에 자리하며 경합하고 있다. 자칫 연기되는 시간으로 인해 경기력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다. 2~4위 간의 플레이오프까지 남아 있어 11월 말, 혹은 12월 초까지로 전체 대회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매뉴얼을 무시한 채 경기를 강행하기는 어렵다. 무리하게 일정을 소화하겠다고 프로축구연맹이 직접 만든 가이드라인을 깼다가 더 위험한 일이 벌어지면 상황은 일파만파 커지게 된다. 현재로선 리그를 중단한 후 남은 일정을 타이트하게 잡는 안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최악의 상황에는 아예 이대로 리그를 끝내는 방법도 가능하다. 프로축구연맹은 개막 전 리그 성립 기준으로 18경기를 규정했다. 이미 K리그2는 25라운드를 마쳤기 때문에 현재 순위로 시즌을 마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개막 전 프로축구연맹은 “감염자가 다수 발생하는 등의 사태로 정상적인 리그 진행이 어려울 경우 리그를 중단하고, 리그 재개가 불가능할 경우에는 리그를 종료한다”라고 규정했는데 현재는 확진자가 1명에 불과하다. 대전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 이상 리그가 종료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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