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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감독 마음 다 똑같다. 치열한 순위 경쟁 중이라면 어제의 아군이 오늘의 적이 된다.
치열한 2위 싸움을 전개 중인 LG 류중일 감독과 KT 이강철 감독도 평소에는 돈독한 친분을 과시한다. 류 감독이 현역 생활을 정리하고 코치로 돌아선 2000년, 해태 주축 투수였던 이 감독이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시작된 친분이다. 20년을 훌쩍 넘은 사이라 평소에는 격의없이 지낸다.
그런 류 감독이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정규시즌 홈경기를 앞두고 “KIA가 9회초에 KT에게 홈런을 맞으니 입에서 뭐가 나오더라”며 웃었다. KT는 5-6으로 뒤진 9회초 1사 2루에서 상대 마무리 박준표에게 역전 2점 홈런을 때려냈다. 이 홈런은 결승점이 됐고, LG의 2위 확정 가능성을 미뤘다. 류 감독은 “순위싸움을 하면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료가 되는 심정으로 (상대팀 경기를)지켜본다. 나뿐만 아니라 다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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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도 다르지 않았다. 이 감독은 이날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정규시즌 원정경기를 앞두고 “김민혁이 선수 여럿 살렸다. 홈런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역전 홈런을 때려준 덕분에 팀도, 마무리 김재윤도 자신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경기에서 이기고 숙소로 돌아가면서 ‘누구는 좋다 말았겠네’ 싶더라”며 껄껄 웃었다. 류 감독을 포함한 순위 경쟁팀 감독들의 실망감이 눈에 선하게 보였을 터다. 이날 경기에서 양팀은 연장 혈투 끝에 나란히 패했다. 이번에도 KT의 패배 소식을 관중들의 함성으로 인지한 류 감독이 쓴입맛을 다셔야 했다. 대신 두산과 키움 사령탑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을법 하다. 감독 마음 다 똑같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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